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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갤러리 산책가는 날.2

'유영쾌 개인전'-빛의 정원. 행복담기

by 강화석

오늘은우리, 행복해 질까요?


『유영쾌 개인전』ㅡ 빛의 정원. 행복담기, 마루아트센터(신관1관1전시실, 5/29~6/3)


지난 주말(5/31)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유영쾌」의 개인전을 보았다.

한 눈에도 이 작가는 빛으로 전할 수 있는 행복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그가 꾸며놓은 ‘빛의 정원’으로 들어서는 순간, 모두에게 “우리, 행복해 질까요?”라고 말을 걸어올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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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정1」72.7*60.6 아크릴/캔버스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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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정3」 162.2*112 아크릴/캔버스 2024


우리가 볼 수 있는 색은 빛의 파장에 따라 제한적으로 드러난다. 인류가 알고 있는 색에 대한 기본지식이다. 그리고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의 것들이 모두 그대로가 아니며, 따라서 보여 지는 것에 담겨있는 실체나 본질을 다 알 수도 없고, 보여 지는 것만으로는 현상이나 드러난 존재로 밖에는 인식할 수 없으니 이것은 사람의 한계이거나 수준을 대신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은 끝없이 그 본질을 찾기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중이며, 그런 맥락에서 예술가들은 특히 더욱 집중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연하게 들른 『유영쾌 개인전』에서, 우리의 기본적인 추구대상인 행복이나 사랑의 이미지를 확인하거나 확인받을 수 있는 하나의 증거를 볼 수 있었으니, 이것은 매우 의미있는 목격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또한 우리들의 행복해지고자 하는 욕구나 바람을 재확인시키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나아가 마치 "우리 모두 행복해질까요?" 하는 노골적인(?) 메시지를 담아 시위하듯 영향을 주려하고 있었다. “행복해질 것”을 선동(?), 또는 시위하는 그림이라니, 이는 오늘날에 꽤 유효하고 희망적인 행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더불어 하였다.


「유영쾌」의 그림은 행복을 빛의 오방색으로 형상화하여 평면에 담아 보여주고 있다.

오방색은 오랜 세월, 우주와 만물을 표현하고자 한 상징적 원색이었다. 오늘날에는 색채의 향연을 무수한 혼합색으로 다채롭게 만들어 사람들의 시야에 드러나 있게 하였으니, 단지 색이라 한다면 무엇이라도 대신할 수 있을 온갖 변형이 이뤄진 지 오래인데, 「유영쾌」 작가는 지금 이런 색의 현상을 단지 오방색으로 인간의 핵심 목적중 하나일 세상의 사랑과 행복을 표현하고자 시도하는 중이다.


필자가 처음 전시장을 들어설 때의 인상으로는, 전시의 주인공이 여성 예술가인가 싶었다. 다소는 환상적이고 과감한 색의 선택 행위를 보면서도, 동화적이거나 현실을 뛰어넘으려는 순수 지향적 뉴앙스(nuance)를, 섣부르게 성별을 통해 넘겨 집으려 했던 것인데, 이는 나의 성급함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에 불과했다.

놀랍게도(?) 개인전의 주인공은 70세를 넘긴 남성작가였다. 그리고 오랫동안 예술적 영역에 있었다 해도 본격적인 그림활동을 시작한 것은 불과 3,4년에 지나지 않은 신진작가였다. 무슨 상관이 있으랴! 나이와 구력이란 단지 현실의 (실용적) 필요에 의한 기준에 다름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바이니, 그러나 나의 편견과도 같은 선입견은 이 작가가 보여주는 다양하고 과감한 선택과 행동에 대한, 특별하게 여겨질 만한 그의 세계관과 사상에 집중하게 하였다.


어휘의 손쉬운 선택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과감한 용기와 도발적인 자신감이라 할「유영쾌」작가의 예술정신은 놀랍기만 하다. 그가 선택한 표현도구와 방식은 대중의 눈 안에 이미 들어와 있는 것들이지만, 그러나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어 현실의 다차원을 하나의 차원으로 엮으며 모두의 의식과 상식을 넘으려는 초월적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는 이미 쉬르레알리즘(surrealisme)에서 보여준 바 있었어도, 친숙하면서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유 작가의 독특하면서도 개성적인 분위기를 전하는 것이며, 창의적 영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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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 날」 72.7*60.6 아크릴/캔버스 2023

전시의 표제작이라 할「삶의 여정」시리즈와「기분 좋은 날」「행복을 담는다」등에서 이미 작가가 세상에 거(巨)하게 자신의 정신을 드러내고 있다. 즉 무엇이든 자신이 해석하고 표현한 빛의 선으로 세상을 행복한 이미지로 변화시켜 보려는 것이며,「희열」「빛의 향연」「부부(남여)」「재회」등을 통해서도 이질적이고 다른 것들을 하나의 장면에 담아 어울리게 하여 더욱 증폭되어지는 감성의 시너지를 전하려는 강력한 의지는 창작자의 차별적 덕목이거나 정신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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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담는다」 162.2*112.1 아크릴/캔버스 2024

이처럼 얼핏 보아도 보여 지는, 밝고 기분 좋고 따스한 느낌에서 부터, 작가가 보여주려는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의 행복 요소들을 간단치 않은 배치와 상징적 메타포metaphor에 의도한 표현들이 그다지 거북스럽지 않게 다가오며, 마음을 들뜨고 행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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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남여)」 72.7*60.6 아크릴/캔버스 2023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한 결 같이 세상의 사물을 직선으로 형상화하고 있으니, 딱딱하고(hard) 단순하여 자극적인 터치(touch)에 거부적인 반응을 보일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대부분의 독자들은 생경할 수도 있는 언밸런스(unbalance)의 조화를 통해 자극적인(?) 묘한 편안함을 경험하였을 것으로 필자는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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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향연」 162.2*112.1 아크릴/캔버스 2024

적당한 크기의 캔버스에 담은「유영쾌」작가가 본 세상의 사물들은 다양한 해석과 인식으로 세상과 소통되어 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작가는 자신이 꿈꾸고 기대하는 세상을 향하여 "우리, 모두 행복해질까요?"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던지면서, 자신이 꿈꾸는 ‘빛의 정원’으로 독자들을 이끌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에 대하여 거부하거나 주저하기보다는 기꺼이 따르려는 반응을 보이며 동참하거나 동행하려는 독자들이 많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의 땅에 실재하는 것들을 이렇게 밝고 맑게 눈앞에 드러내며 실체와 존재를 보다 더 현상학적으로 빛나게 하는 노력은 결국 우리 인간이 생애를 통해 추구하려는 과정일 것이다. 이를 이토록 바라고 원하는 행복의 모습으로 그려낸 청년의 순수한 정신과 마음을 가진 노(?) 작가의 작품에 경건한 찬사를 보낸다.


강화석(2024 06 01)



http://www.munhak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5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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