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책 깨우기 9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가 무엇일까요? 여러 답이 있을 것입니다. 좋은 일이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하늘이 맑아서, 바람이 좋아서. 모두가 아름답고 옳은 말입니다. 그래서 세상은 아름다운 것 같아요.
전래동요를 그대로 옮겨 놓은 아름다운 책을 만났습니다. 이 세상에 가득 피어 있는, 모든 꽃들을 향한 노래였네요. 산에 피어도, 들에 피어도, 길가에 피어도 꽃인 예쁜 꽃들을 한송이 한송이 정성스럽게 그려 주었습니다. 사실 꽃이 피는 곳은 누가 정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그저 바람에 흔들리면서 날아가던 꽃씨들이 거기에 자리를 잡아서 충실하게 피어나는 것이니 말입니다. 어디에 뿌리를 내렸는지 탓하지 않고,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피어내는 예쁜 꽃들. 꽃은 그렇게도 사랑스럽습니다.
아무 데나 피어도, 그래서 이름도 모르지만 바람결에 흔들리는 꽃들을 보면 그 자체로 예쁘기만 합니다. 집 담벼락에 늘어진 빨간 장미도 예쁘지만, 그 담 밑에 길가에 자리 잡은 작은 꽃 또한 나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네요. 이 책을 읽고 난 후, 길을 가다가 자주 발을 멈추고 들여다보게 됩니다. 길가에 꽃들은 왜 그리도 아기자기하게 피어나 있던지요. 이제 막 피어나려고 예쁘게 봉오리를 맺고 있는 꽃들은 또 얼마나 많던지요.
명심보감 성심(省心) 편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天不生 無祿之人 地不長 無名之草
(천불생 무록지인 지부장 무명지초)
하늘은 복 없는 사람을 내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
이 구절은 세상에 재능 없고,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자식을 기르면서 너무 속단하여 재촉할 필요도 없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도 없다고 하지요 (부모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송재환, 글담 출판). 원래 뜻은 그러하다지만, 저는 <모두 다 꽃이야>를 보면서 이 글귀가 떠올랐습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존재가 그러하듯, 우리 모두가 꽃이고, 아름다운 존재이며, 오직 하나뿐이라 더욱 소중하다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책 말미에 노래 악보가 실려 있습니다. 그래도 악보를 보고 부르기보다는, 직접 들어보는 것이 더 흥겹지요. YouTube를 검색해서 가장 위에 나온 링크를 함께 올립니다. 예쁜 목소리, 귀여운 화면, 즐겁게 봐주세요. 그리고 다가오는 여름을 밝고 신나게 맞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꽃이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존재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P9u5wxrHUvk
커버 이미지: 길가에 피어 있던 이름 모를 예쁜 꽃(직접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