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별이는 거리를 떠도는 유기견이 되었고, 비바람과 추위 속에서도 처음 자신을 돌봐주었던 사람을 그리워하며 길을 헤맸어. 사람들에게 음식을 얻기도 했지만 경계심에 차가운 대우를 받기도 했고, 어떤 날은 먹을 것도 없어 굶주리며 지냈어. 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너무나 크고 차가웠지만, 자신을 붙잡아 줄 손길이 다시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버릴 수 없었나 봐.
밤거리를 떠도는 별이는 낯선 냄새와 쌀쌀한 바람에 몸을 움츠리며 두려움과 혼란 속에 잠기기도 하고, 차갑고 딱딱한 아스팔트 위를 조심스레 걸으며, 익숙한 언니, 오빠의 목소리와 그들의 웃는 모습을 그리며 힘겨운 나날을 보냈대. 하지만 어두운 길거리에는 가로등 불빛과 별이의 그림자만 어른거릴 뿐 별이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어.
별이는 가끔씩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기대어보려 다가가지만, 돌아오는 건 무관심하거나 경계 어린 시선뿐이었대.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곤함이 밀려오고, 갈 곳 없는 밤이 너무나 낯설고 외로워 어쩔 수 없이 몸을 웅크리고 앉아 지친 숨을 고르고 있었어. 그날따라 유난히 피곤함이 몰려왔대. 희미하게 반짝이는 별빛을 바라보며, 거센 바람과 차가운 길 위에서 누군가의 손길을 간절히 그리워하다가 그만 쓰러지고 만 거야.
그때 때마침 지나가는 지나가는 행인에게 발견되었고 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어. 그는 이곳 쉼터가 있는 마을에 사는 주민이었지. 쉼터 선생님들은 별이의 상처와 굶주림을 보고 따뜻하게 맞이했고, 별이는 오랜 방황을 마치고 안정된 곳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어. 이제 별이는 쉼터에서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며, 비록 혼자지만 조금씩 잃어버렸던 미소와 신뢰를 회복해 가고 있었어.
하지만 상처 입은 채 너무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탓에 내장 깊은 곳에 난 상처가 번져서 심각한 질병이 되었나봐. 너무 많이 진행된 상태였기에 완치가 어렵다는 소견을 들었대. 쉼터 이모는 별이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정성스럽게 보살펴 주었고, 별이도 자신을 돌봐주는 쉼터 식구들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며 그 시간을 감사하게 받아들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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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별이는 쉼터 이모의 품에 안긴 채로 조용히 눈을 감았어. 쉼터 이모는 별이를 꼭 안아주며 그동안의 아픔과 슬픔을 잊길 바라며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어. 별이는 마지막까지 이모의 따뜻한 품을 느끼며,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 속에서 고요히 숨을 거두었어.
별이는 비록 짧은 생을 살았지만, 마지막에 진정으로 사랑받으며 평온하게 떠날 수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