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을 위해서는 어학증명이 필요하다. 어떤 시험을 준비해야 할까?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한 후, 하룻밤을 인근 호텔에서 묵고 나서 미리 예약해 두었던 어학원이 있는 프라이부르크로 떠났습니다. 독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설렘과 두근거림, 불안과 초조 속에서 준비가 되어 있었는지도 모른 채, 현실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제 저는 직장인에서 유학생이 되었고, 정확히 말하면 유학 준비생, 즉 어학원생이 되었습니다. 독일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어학 공부가 필수적이었습니다. 물론, 영어로 진행되는 인터내셔널 과정도 있었지만, 모집 인원이 제한적이고 과정 자체가 한정적이었기에 독일어를 공부하고, 독일어로 수업을 받을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 이면에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인터내셔널 과정으로 알아보지 않은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독일로 오면서 저는 비싸지만 괴테 어학원에서 2개월짜리 과정을 등록했습니다. 정확한 금액은 기억나지 않지만, 일반 어학원의 2~3배 정도는 했던 것 같습니다. 기숙사비가 포함되어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비쌌습니다. 그럼에도 첫 어학원으로 괴테 어학원을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기숙사 포함 조건이었습니다. 독일에서 집을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집주인과 약속을 잡고 집을 보러 가더라도 한국처럼 1:1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통 여러 명이 단체로 집을 보러 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집을 계약할 수 있는 확률이 낮습니다. 이 때문에 첫 2개월간 기숙사에서 거주하면서 이사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또한, 어학원 기숙사에 있으면서 거주자 등록(Anmeldung)을 할 수 있었기에, 이후에 집을 구하는 데 수월한 점도 있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비싼 만큼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독일 현지 어학원의 수업료는 천차만별이지만, 저렴한 어학원은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싼 괴테 어학원에서 공부하며, 좀 더 열정을 다해 독일어를 배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괴테 어학원에서 2개월 동안 공부한 후, 우연히 알게 된 한인분의 도움으로 NRW 지역의 겔젠키르헨(Gelsenkirchen)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도르트문트(Dortmund)에서 본격적인 어학시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독일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공식 어학시험으로는 Telc, TestDaF, DSH, 그리고 Goethe Prüfung이 있습니다. 이 네 가지 시험은 난이도가 아니라 시험의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시험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DSH(Deutsche Sprachprüfung für den Hochschulzugang) 시험을 준비하였고, 이 시험을 통해 대학원 입학 허가를 받았습니다.
각 시험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Telc: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시험을 봅니다. 난이도는 B1부터 C1까지 있으며, 대체로 B1이나 B2는 음악대학이나 미술대학, C1은 일반 대학 입학을 위한 기준입니다. 좋은 점은, 만약 한 부분에서 실패해도, 그 부분만 다시 치르면 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읽기, 듣기, 쓰기 부분에서 합격했지만 말하기 부분에서 떨어졌다면, 말하기만 다시 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TestDaF: 영어의 TOEFL처럼, 독일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로 구성되며, TDN4 이상의 점수를 받으면 대학 입학 자격을 얻습니다. 각 영역에서 TDN4를 받는 것이 일반적인 기준이며, 일부 대학에서는 총점 16점 이상으로 입학 자격을 인정하기도 합니다.
Goethe Prüfung: 제가 처음 2개월간 공부했던 괴테 어학원에서 주관하는 시험으로, C1 수준을 통과하면 대학 입학 자격이 주어집니다. 이 시험은 주로 언어의 깊이와 문화적인 이해도를 평가하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DSH: 제가 준비한 DSH 시험은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네 가지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험은 두 부분으로 나뉘며, 읽기, 듣기, 쓰기에서 합격한 후, 말하기 시험을 따로 칩니다. DSH는 주관식 시험이기 때문에, TestDaF보다 주관식 문제에 더 많은 비중이 실리며, 각 영역에서 점수가 낮아도 전체 평균 점수로 합격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 네 가지 시험 중에서 저는 DSH를 선택했으며, 도르트문트의 PDL 어학원에서 본격적인 시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비록 겔젠키르헨에서 도르트문트까지 매일 기차로 20분씩 가야 했지만, 짧은 거리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큰 번거로움은 아니었습니다.
입독 후, 프라이부르크에서의 2개월과 겔젠키르헨으로 이사한 3개월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많은 일이 변했고, 새로 적응해야 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제가 처음 선택한 도시나 어학원이 아니었지만, 덕분에 좋은 집주인과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의 어학원 생활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