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세 아이 육아기
미주구리를 아십니까?
물가자미의 영덕 · 포항 방언으로 일본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S#1 아파트 단지 안 탁구장
나 : "오늘 한탁(탁구 한 게임) 했으니 막걸리 한잔해야지?"
아내 : "뭐 해서(먹을려고)?"
나 : "오늘 미주구리 나왔으려나?"
아내 : "거 참, 미주구리 되게 좋아하네. 전화해 봐."
나 : "여보세요, OO마트죠? 수산물 코너에 오늘 미주구리 나왔나 좀 물어봐 주세요."
점원 : "잠시만요."
("오늘 미주구리 나왔어요?")
멀지만 큰소리로 물어봐 준 점원의 '예스' 답변에 고맙다고 인사한 다음 전화를 끊었습니다.
S#2 20여 분 후 OO마트
나 : "미주구리 두 팩 주세요."
수산물 코너 사장 : "또 오셨네요, 미주구리를 좋아하시나 봐요?"
('이런….')
나 : "아, 네, 네. 미주구리 좋아하죠."
수산물 코너 사장 : "그러지 말고 옆에 다른 것(회)도 한번 보시죠."
('아, 됐습니다.')
S#3 30여 분 후 집
나 : "미주구리 회 같이 좀 먹지?"
아내 : "됐어요, 딱딱하기만 하지 그게 뭐 맛있다고."
아내 : "OO야, 나중에 아빠 은퇴한 다음에 집에 찾아올 때 미주구리 많이 사 와라."
딸 : "응, 엄마. 아빠 좋아하는 미주구리 많이 사 갈게."
('…….')
S#4 장소 불상
Ya E See...
나 사실 광어나 돔 좋아한다.
미주구리를 왜 좋아하냐고?
값이 싸서다, 왜?
누군 뭐 부드러운 흰 살 생선 싫어해서 안 먹는 줄 아냐?
미주구리 한 접시면 아무도 달려들지 않아 혼자 막걸리 두 병은 마신다.
니들 좋아하는 흰 살 회 5만 원어치 사 와 봐야 내 입에 들어오는 거 하나 없더라.
됐냐?
(미주구리회 맛있습니다. 상인 여러분의 괜한 오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