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산수화 길, 청운문학도서관
"엄마, 이번 주 나랑 갈 때가 있는데 시간 돼?"
"어딘데?"
"비밀 ㅎㅎ. 근데 엄마도 엄청 좋아할 걸."
그렇게 나와 딸은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윤동주 문학관에서 내렸다.
"여긴 나도 와봤는데."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꼭 찾아오는 익숙한 윤동주 문학관 버스정류장이라
당연히 윤동주 문학관이나 부암동으로 가는 줄로만 알았다.
"여기 아니고 이 길로 좀 걸어가야 된다."
딸은 진경산수화 길 팻말을 가리켰다.
진경산수화 길은 지난번에 화우(畵友)와 부암동에 왔을 때 가기로 한 길이었다.
그 길을 딸과 걸었다.
그렇게 10분 정도 걸었을까. 신기루처럼 나타난 청운문학도서관.
도심에 있어야 할 도서관이 숲 속에 있었다.
" 와~"
내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감탄을 하자
" 정말 좋제!"
딸이 이곳이 요즘 sns에서 핫플로 떠오른 장소라는 부연 설명을 했다.
딸의 말을 방증이라도 하듯 평일 오전임에도 정자 앞엔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숭례문 복원에 사용된 지붕 기와와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수제 기와를 사용하고, 돈의문 뉴타운 지역에서 철거된 한옥 기와 3천여 장을 재사용한 의미 있는 건축물입니다. [청운문학도서관 홈페이지 도서관 소개글]
버려질 뻔한 기와를 사용해 새롭고, 매력적이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의 재탄생.
쓸모없음과 쓸모 있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나의 결론은 그 둘을 가르는 것은 '의미'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나로 인해 태어난 그림들이 지금은 의미가 있어 소중하게 보관되지만, 세월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념들을 깨우는 맑고 고운 새소리가 들렸다.
아직 닥치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일랑 집어치우고, 하늘도 파랗고,
새소리 물소리 청아한 이곳.
이런 곳을 그리지 않으면, 어디서 그리겠는가.
현재를 즐기는 자가 승(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