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자연에서 책과 노닐다

진경산수화 길, 청운문학도서관

by 삼도씨
Screenshot_20220801-154352_Instagram.jpg [딸과 함께]

"엄마, 이번 주 나랑 갈 때가 있는데 시간 돼?"

"어딘데?"

"비밀 ㅎㅎ. 근데 엄마도 엄청 좋아할 걸."


그렇게 나와 딸은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윤동주 문학관에서 내렸다.


"여긴 나도 와봤는데."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꼭 찾아오는 익숙한 윤동주 문학관 버스정류장이라

당연히 윤동주 문학관이나 부암동으로 가는 줄로만 알았다.


"여기 아니고 이 길로 좀 걸어가야 된다."


딸은 진경산수화 길 팻말을 가리켰다.

진경산수화 길은 지난번에 화우(畵友)와 부암동에 왔을 때 가기로 한 길이었다.

그 길을 딸과 걸었다.


그렇게 10분 정도 걸었을까. 신기루처럼 나타난 청운문학도서관.

도심에 있어야 할 도서관이 숲 속에 있었다.


" 와~"


내가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감탄을 하자


" 정말 좋제!"


딸이 이곳이 요즘 sns에서 핫플로 떠오른 장소라는 부연 설명을 했다.

딸의 말을 방증이라도 하듯 평일 오전임에도 정자 앞엔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숭례문 복원에 사용된 지붕 기와와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수제 기와를 사용하고, 돈의문 뉴타운 지역에서 철거된 한옥 기와 3천여 장을 재사용한 의미 있는 건축물입니다. [청운문학도서관 홈페이지 도서관 소개글]


버려질 뻔한 기와를 사용해 새롭고, 매력적이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의 재탄생.

쓸모없음과 쓸모 있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나의 결론은 그 둘을 가르는 것은 '의미'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나로 인해 태어난 그림들이 지금은 의미가 있어 소중하게 보관되지만, 세월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념들을 깨우는 맑고 고운 새소리가 들렸다.

KakaoTalk_20220801_163006633.jpg [화우들과 다시 찾은 청운문학도서관]

아직 닥치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일랑 집어치우고, 하늘도 파랗고,

새소리 물소리 청아한 이곳.

이런 곳을 그리지 않으면, 어디서 그리겠는가.

현재를 즐기는 자가 승(勝)이다.

CYMERA_20220801_171040.jpg [캐나다 화가 모드 루이스의 관한 책<<모드의 계절>>을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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