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 프로젝트] 19년 4월 중순(추정)의 글
노랑과 파랑을 섞은 색
식물
자연
살아있는 것
봄, 여름과 초가을까지
우거지는 것
바르고 정중한
옳은
허락 - 받아들임 - 수락
초록색을 자주 보면 시력이 좋아진다 말했던 어른의 말을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30% 정도는 신뢰하고 있다. 바삐 길을 가다가도 흩날리는 초록을 만나게 되면 빤히 응시해보는 이유이다.
지나치는 가로수를 의식해서 보다보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파리의 푸르름, 그 색이 미묘하게 변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자그만 다름 속에서도 내가 가장 선호하는 초록은, 아직 새로운 잎의 노르스름함이 남아있는 4월 중순 즈음의 나뭇잎 색이다. 곧 보지 못할 색이라고 생각하면 더 열렬히 느끼고 감동받게 된다. 무척 찬란하다.
'찬란하다'는 말이 주는 느낌이 좋다. (뻔한 수사이기는 하나) 부셔지는 햇살과 그 빛을 튕겨내며 허옇게 반짝거리는 반질반질한 여린 나뭇잎의 흩날림이떠오른다. 바라만 봐도 좋다는 뜻으로도 이해된다.
꽃과 잎이 좋아진 요즘이다. 걷는 중 옆구리 근처에서 다양한 색이 군집된 식물 무더기를 만날 때면 내 무의식이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든다. 몰랑몰랑 아름답다. 자연의 색, 이 아름다움을 더 일찍 알았다면 더 두둑히 느껴왔을텐데. 아쉬운대로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을 열심히 머리에 담아둔다.
찬란한 봄날이기에 쓸 수 있는 글이었다.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