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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님 Aug 21. 2024

미저리의 타자기

영화 속 타자기 이야기 6



오늘은  스티븐 킹 소설을 원작으로 한 '미저리' 속 타자기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개봉일은 1991년 3월 1일


원작소설과 영화에서 모두 타자기는 매우 중요한 제3의 주인공이나 다름없습니다.


영화 초반

자신의 유명 소설 시리즈(작가 자신은 좋아하지 않는 이야기)의 완결을 내는 주인공 소설가 폴 쉘던


아주 깔끔하게 타이핑 되었네요. 활자 청소가 잘 되어있고 리본도 새것으로 보이는 관리 잘 된 타자기의 결과물 같습니다.

경쾌하게 마지막을 타이핑하는 모습 속 타자기는 아주 잠깐 스치듯 나옵니다.

스치듯 지나가는 이 장면 속 타자기의 로고가 보입니다.
흐릿하게 보여도 타자기 덕후는 알 수 있습니다.

폴 쉘던이 평소 사용하던 타자기는 Smith-Corona 타자기라는 걸 매의 눈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타자기의 모델은 무엇일까!

구글에 Misery Typewriter라고 검색하면 이후에 여자 주인공 애니 윌크스가 사 온 중고 로열타자기만 나옵니다.


그래서 ebay에 Smith-Corona Typewriter를 검색하여 가장 비슷해 보이는 타자기를 찾아봅니다.

아마도 주인공이 사용하던 타자기는 60년대에 만들어진 Smith Corona Super Sterling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1963년에서 1972년 사이에 미국에서 제작된 이 모델은 60년대 최첨단 기술인 스프링 장착 슬라이드 오픈 리본 커버를 자랑합니다"라는 제품설명이 있습니다.


슬라이드 오픈 리본 커버는 리본덮개가 뚜껑을 여는 방식으로 완전히 개방되는 방식이 아니라 슬라이드 되는 방식입니다.

영상출처 - 캘리포니아 타이프라이터


탈고의 기쁨으로 여행을 떠난 폴은 폭설 속에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었고 애니 윌크스라는 전직 간호사이자 폴의 소설 '미저리'의 왕 팬이 그를 구해냅니다.


폴은 크게 다쳐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인 자신을 정성껏 돌봐주는 생명의 은인이 자신의 책을 너무 좋아하는  알고 고마움의 표시로 아직 출판되지 않은 '미저리' 완결 원고를 보여주었는데 소설의 주인공 미저리가 죽는 결말에 분노한 애니는 원고를 태우고 다시 쓰게 합니다.


폭설로 전화선도 끊기고 도로도 운전이 불가능하다고 거짓말했던 애니는 시내에 나가 중고 타자기와 타자기 용지를 사 옵니다.

<<니기 사온 로얄 스탠다드 모델 10은 제가 이전에  리뷰했던 '어톤먼트 atonement' 영화에서 주인공 로비가 사용했던 타자기입니다.>>



소설에서 애니가 구해온 타자기는 'N' key에 문제가 있어 모든 n을 타이핑하지 않았는데 영화 속 타이핑 장면에서도 이 부분이 나옵니다.



never를 ever, and를 a d로, nights를 ights로 한 칸씩 비워두었습니다.


실제 영어 속 미저리의 원고에는 n의 자리마다 손글씨가 있었나 봅니다. 후에 'T'와 'E' key도 문제가 생겨서 E, N, T 전부 수기로 작성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https://www.vaultofculture.com/vault/onthepage/kingmisery?format=amp

한글 번역본은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너무 궁금해서 빌려보았는데 아쉽게도...

손글씨 디테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타자기에 대한 설명은 자세히 나와있었습니다.



원고를 쓰는 틈틈이 타자기로 근력운동을 하며 복수의 칼날을 갈았던 폴. 결국 애니의 최후에는 로얄 타자기가 한 몫했습니다.


소설의 마지막에 폴이 쓰는 자전소설은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하는 걸로 나옵니다. 아무래도 타자기는 지긋지긋 했겠죠.


열심히 타이핑 중인 불쌍한 주인공 폴의 영상을 끝으로 오늘의 타자기 이야기를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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