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달개비는 아침 이슬 머금고 잠시 피었다 지고 마는 짧은 사랑을 애닳음을 노래하는 꽃이다
아침을 깨운 이슬방울이 눈물을 데려왔다
꽃으로 핀 파아란색이
서럽고 서러워서
어얼른 다른 꽃을 밀고 또 미는구나!
햇살이 불타오르는 그 순간,
운명이 관통하고 갈 심장의 애달픈 깨달음이
이 꽃, 저 꽃 밀어 올리고 또 올리고
헛꽃 되어 피었다!
아침 이슬 머금고 함초롬히 핀 꽃
그 모습이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나도 달개비를 만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 참을 주위에서 맴돈다.
이런 달개비의 한 살이는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듯 닮아있다
달개비꽃, 그 작은 파란색 꽃잎은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기 쉬운 존재다. 하지만 그 한 살이는 자연의 작은 경이로움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 우리 집 뒷마당에는 달개비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 닭을 마당에 풀어놓고 키웠던 탓에 우리 집에 유달리 더 달개비 꽃이 많았다. 달개비가 닭의 오줌이 풍기는 암모니아를 좋아한다고 말하던 아버지를 소환한다. 봄이 오면 첫 새싹이 돋아나는 그 순간부터, 가을의 마지막 햇살을 받으며 시들어 가는 모습까지, 그 한 살이를 지켜보는 것은 나의 작은 즐거움이었다.
봄,
아직 차가운 바람이 부는 어느 날,
땅 속에서 첫 싹이 돋아난다.
동네 친구들과 모여 앉아하는 소꿉놀이 친구가 달개비꽃이었다.
꺾어도 꺾어도 없어지지 않던 꽃, 질기디 질긴 생명력으로 뽑아도 뽑아도 다시 살아나는
아버지가 싫어했던 그 꽃 달개비를 나는 좋아했다.
커다란 꽃잎 두 개가
하늘을 향해 날개를 펼치고
벌과 나비를 기다린다
이른 아침 한 때 잠깐, 그 잠깐만
그 후, 꽃을 닫고 내일을 기다린다.
싹은 작고 여리지만,
그 속에는 강한 생명력이
삶의 전술이 숨어 있다.
여름이 오면, 달개비꽃은 본격적으로 꽃을 피운다. 작은 꽃봉오리가 열리며 보랏빛 꽃잎이 모습을 드러낸다. 달개비꽃의 꽃잎은 여섯 장, 가운데 노란 수술이 돋보인다. 그 작은 꽃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자연의 섬세함이 깃들어 있다. 그 색깔로 달개비는 꽃등에를 불러온다. 그렇게 달개비의 생식은 시작된다. 햇살을 받아 빛나는 달개비꽃은 그 자체로 작은 기적이다. 하루 동안만 피어나고, 다음 날이면 새로운 꽃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한 여름 낮의 사랑 (달개비)
햇살이 내 가슴을 관통할 때
단 꿈에 빠진 심장은
꼬리를 흔들며
춤추던 나비를 불러 세웠고
펄덕이는 울림
잠겨 있던 가슴의 문을 열었다
너를 향해 한 나절
순간,
내게 허락된 그때
달개비꽃의 여름은 짧고도 아름답다. 매일 아침 피어나고, 저녁이 되면 시드는 그 주기는 우리의 인생과 닮아 있다.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 새로운 하루를 준비하는 것처럼 말이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 달개비꽃은 점점 시들어간다. 잎은 노랗게 변하고, 꽃은 더 이상 피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작은 씨앗들이 남는다. 그 씨앗들은 다음 해를 위한 준비를 하며 땅 속에 머문다.
가을이 되면, 달개비꽃의 흔적은 사라지고, 씨앗만이 남는다. 그 씨앗들은 겨울 동안 땅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시 봄을 기다린다. 자연의 순환 속에서 달개비꽃은 또 한 번의 생명을 준비한다. 그 작은 씨앗 속에는 새로운 시작이 담겨 있다. 달개비꽃의 한 살이를 통해 나는 나의 삶을 돌아본다. 비록 작은 존재이지만, 그 안에는 강한 생명력과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는. 지칠 대로 지친 일상 속에서 하루를 만들고 한 달을 만들고 일 년을 만들어가는 나, 매일매일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그 순간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달개비꽃은 나에게 그러한 삶의 전술을 일깨워준다. 그 작은 꽃을 보며, 나는 오늘도 내 삶의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리라 다짐한다. 달개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