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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맘혜랑 4시간전

달개비를 통해 바라보는 인생

나의 하루와 닮은 꼴 달개비

길가에서 자주 만나는 흔한 꽃이다.

자그마한 파란 꽃이 예뻐 한 참을 바라본 던 그 꽃

예부터 달개비는 아침 이슬 머금고 잠시 피었다 지고 마는 짧은 사랑을 애닳음을 노래하는 꽃이다


아침을 깨운 이슬방울 눈물을 데려왔다


꽃으로 핀 파아란색이


서럽고 서러워서


어얼른 다른 꽃을 밀고 또 미는구나!


햇살이 불타오르는 그 순간,


운명이 관통하고 갈 심장의 애달픈 깨달음


이 꽃, 저 꽃 밀어 올리고 또  올리


헛꽃 되어 피었다!


아침 이슬 머금고 함초롬히 핀 꽃


그 모습이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나도 달개비를 만나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 참을 주위에서 맴돈다.




이런 달개비의 한 살이는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듯  닮아있다


달개비꽃, 그 작은 보랏빛 꽃잎은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기 쉬운 존재다. 하지만 그 한 살이는 자연의 작은 경이로움을 담고 있다. 내가 어린 시절, 우리 집 뒷마당에는  달개비꽃이 많이 피어 있었다. 닭을 마당에 풀어놓고 키웠던 탓에 우리 집에 유달리 더 달개비 꽃이 많았다. 달개비가 닭의 오줌이 풍기는 암모니아를 좋아한다고 말하던 아버지를 소환한다. 봄이 오면. 봄이 오면 첫 새싹이 돋아나는 그 순간부터, 가을의 마지막 햇살을 받으며 시들어 가는 모습까지, 그 한 살이를 지켜보는 것은 나의 작은 즐거움이었다.




봄, 

아직 차가운 바람이 부는 어느 날, 

땅 속에서 첫 싹이 돋아난다. 

동네 친구들과 모여 앉아하는 소꿉놀이 친구가 달개비꽃이었다.

꺾어도 꺾어도 없어지지 않던 꽃, 질기디 질긴 생명력으로 뽑아도 뽑아도 다시 살아나는 

아버지가 싫어했던 그 꽃 달개비를 나는 좋아했다.


커다란 꽃잎 두 개가

하늘을 향해 날개를 펼치고

벌과 나비를 기다린다

이른 아침 한 때 잠깐, 그 잠깐만

그 후, 꽃을 닫고 내일을 기다린다.

싹은 작고 여리지만,

그 속에는 강한 생명력이

삶의 전술이 숨어 있다.




여름이 오면, 달개비꽃은 본격적으로 꽃을 피운다. 작은 꽃봉오리가 열리며 보랏빛 꽃잎이 모습을 드러낸다. 달개비꽃의 꽃잎은 여섯 장, 가운데 노란 수술이 돋보인다. 그 작은 꽃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자연의 섬세함이 깃들어 있다. 그 색깔로 달개비는 꽃등에를 불러온다. 그렇게 달개비의 생식은 시작된다. 햇살을 받아 빛나는 달개비꽃은 그 자체로 작은 기적이다. 하루 동안만 피어나고, 다음 날이면 새로운 꽃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한 여름 낮의 사랑 (달개비)


햇살이 내 가슴을 관통할 때

단 꿈에 빠진 심장은

꼬리를 흔들며

춤추던 나비를 불러 세웠고

펄덕이는 울림

잠겨 있던 가슴의 문을 열었다

너를 향해 한 나절


순간,

내게 허락된 그때


달개비꽃의 여름은 짧고도 아름답다. 매일 아침 피어나고, 저녁이 되면 시드는 그 주기는 우리의 인생과 닮아 있다. 매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그 순간이 지나면 다시 새로운 하루를 준비하는 것처럼 말이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 달개비꽃은 점점 시들어간다. 잎은 노랗게 변하고, 꽃은 더 이상 피지 않는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작은 씨앗들이 남는다. 그 씨앗들은 다음 해를 위한 준비를 하며 땅 속에 머문다.




가을이 되면, 달개비꽃의 흔적은 사라지고, 씨앗만이 남는다. 그 씨앗들은 겨울 동안 땅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시 봄을 기다린다. 자연의 순환 속에서 달개비꽃은 또 한 번의 생명을 준비한다. 그 작은 씨앗 속에는 새로운 시작담겨 있다. 달개비꽃의 한 살이를 통해 나는 나의  삶을 돌아본다. 비록 작은 존재이지만, 그 안에는 강한 생명력과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는. 지칠대로 지친 일상 속에서 하루를 만들고 한 달을 만들고 일 년을 만들어가는 나, 매일매일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그 순간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 달개비꽃은 나에게 그러한 삶의 전술을 일깨워준다. 그 작은 꽃을 보며, 나는 오늘도 내 삶의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리라 다짐한다. 달개비처럼



잡초(달개비)



내가 가치 없다고

누가 말 할 수 있을까


단지 가벼운 풍선처럼

배 터지게 먹었던 욕심들을

땅 속에 모두 내려 주었을 뿐이다


내게 꿈이 없다고

누가 말 할 수 있을까


단지 비석처럼 가만히 머물러

이 생에서 해야 할 내 소명을

무언의 언어로 표현할 뿐이다


내게 미래가 없다고

누가 말 할 수 있을까


단지 오늘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할 뿐이다


작고 찢어진 너의 눈에

내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지라도

언제나 나답게 나답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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