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며 사진을 감상하고,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으며 그림을 즐기고,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에 시 낭송을 듣는 공간. 얼마나 매력적일까? 이것은 한때 나의 작은 꿈이었다. 나는 30평 남짓한 매장에서 커피와 프리미엄 떡볶이를 판매했지만, 그저 평범한 장소로 남기길 원하지 않았다.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나만의 독창적인 페르소나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매장이 더 고급스러운 장소로 자리매김하길 바랐다. 나아가 사람들이 이 공간을 함께 공유하고, 자랑하고 싶어 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물론, 백화점이라는 시스템 내에서 큰 변화를 시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매장을 갤러리화하는 작은 시도를 통해 공간의 변화를 꿈꾸었다. 단순한 소비의 공간을 넘어, 지역의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장소로 탈바꿈하기를 바랐다. 커피 한 잔과 함께 예술을 감상하며, 시인들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이 결심에 따라 지역 시인들과 협력해 시화전을 열었고, 매장은 이전과는 다른 따뜻한 온기로 가득 차게 되었다. 이는 지역 사회와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고, 나는 지역 문인 협회와 연계를 통해 더 깊이 있는 예술적 활동을 시작했다. 물론 경제적 어려움과 경기 악화로 인해 순탄치 않은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매장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예술과 문화를 제공하는 공간으로서 존재하길 원했다.
헨리 밀러가 말했듯이, "창조란 단순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는 능력이다."나는 이 작은 공간에서 남들이 보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자 했다. 시화전이 당장 눈에 띄는 경제적 성과를 내진 못했을지라도,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추구한 것은 더 큰 의미, 즉 사회적·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었다. 이는 작은 공간에서 시작된 작은 시도였지만, 그 시도가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었다.
우리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의미를 찾는 존재들이다. 내가 시화전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것은 바로 그 '의미'였다. 예술은 삶의 일부분이 되어야 하고, 그 작은 움직임이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경기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은 나에게 필수적인 과제다.
며칠 전 방문한 스타필드에서는 도서문화와 상업시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을 보았다. 이는 내가 매장을 운영하며 꿈꾸던 공간과도 맞닿아 있었다. 자영업에서 틀에 박힌 사고를 벗어나 유연한 발상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나의 이러한 경험이 누군가에게 경험 한 스푼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
알베르 카뮈는 "인간은 자기를 발견함으로써 자기를 창조한다"라고 말했다. 나 역시 이 공간에서 나 자신을 발견했고,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창조해 냈다. 경제적 어려움이 있더라도 창의적 사고와 성찰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길을 찾아낼 수 있다. 물리적 한계를 넘어,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것이 결국 나에게 변화를 요구했고 글쓰기와 일을 더욱더 끈끈하게 이어가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