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교사엄마가 ADHD아이에게 전하는 학교생활백서> 출간예정
올해 5월, 당연하게 내 이름 석자가 박힌 출간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아니, 사실은 계약하지 않은 다른 출판사에서는 배려한 건지 작가 이름에 '그림크림쌤'이라고 되어 있었다. 그래서 당당히 요구했다. 난 내 이름 석자를 걸고 책을 내고 싶노라고.
왜냐면 난 내가 ADHD인 게 전혀 부끄럽지 않았으니까. 내가 앞에서 가시덤불을 헤쳐 주어야, 나로 인해 ADHD로 태어난 티라노가 덜 힘든 길로 따라올 테니까.
그런데, 출간이 한 달 코앞으로 다가오니 나도 모르게 숨어 있던 불안이 고개를 쳐드나 보다. 혀가 반으로 잘리는, 지금도 생생한 악몽을 꾸었다. 피도 났다. 혀가 잘린 채로 말을 계속했다. 봉합 수술 중 잘린 부분을 삼킬 뻔 한 걸 겨우 토해내며 깼다.
믿거나 말거나 챗GPT에게 꿈해몽을 부탁했다. 피는 '눌렀던 감정이 터져 나오는 것'을 의미한단다. 혀가 잘렸는데도 말을 계속하는 건, '상처받더라도 이제는 말해야겠다'는 내면의 결심이란다. 삼킬 뻔하다 뱉은 것도 '더는 참지 않겠다, 내 얘기를 하겠다'는 뜻이란다.
내 책의 디자인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니, 별의별 상상의 나래가 시작되며 자꾸만 잘 돌아가고 있던 긍정회로가 멈추려고 한다. 그러면서 2년이 넘는 시간을 공들여 겨우 멈춘 부정적 쳇바퀴가 돌아가려고 폼을 잡는다.
"날 아는 지인들에게 아주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헐. 너 ADHD였어? 어쩐지!'라고 하면 어쩌지?"
"내가 지금까지 가르친 학생들만 2천 명도 넘는데... 아이들이 '선생님이 ADHD였구나'라며 상처받으면 어쩌지? 난 왜 하필 학생을 많이 대하는 중등교사일까..."
"작가가 ADHD라서 다른 책 출간 제안이 안 들어오면 어쩌지?"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주위 지인들에게 ADHD임을 밝혔을 때, "어쩐지"라고 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을. 도리어,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친했던 친구는 화를 내며 "네가 무슨 ADHD야! 어디 이상한 데 가서 검사한 거 아냐?"라고까지 했었다는 것을. 전부 다 놀라며, "ADHD 정말 아닌 것 같은데."라고들 했다는 것을.
그리고 ADHD임을 밝히고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런치스토리나 블로그 등 그 어디에서도 비아냥이나 무시와 같은 댓글을 단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그래. 용기를 내보자! 책에다는 '진정한 신경다양성을 받아들이는 가정환경을 조성하라'라고 써놓고는 내 실명을 밝힐 용기조차 없는 건, 작가로서 모순이지!
<ADHD교사엄마가 ADHD아이에게 전하는 학교생활백서(가제)> 출간이 한 달 후인 12월이 될 것 같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제 원고를 본 현재 출판사 반응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편집장님은 "글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유익한 정보도 많이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유쾌함, 진솔함, 전문성을 모두 갖춘 글"이라고도 하였습니다. 대표님은 "기대할만하다"라고 하셨답니다.
투고 당시 제 샘플원고와 목차를 본 다른 출판사에서는 "ADHD 자녀를 키우는 분들에게 A부터 Z까지의 다양한 고민과 걱정을 해소해 주는 책"이라는 평이 있었습니다.
위 두 출판사를 포함하여, 총 5군데의 출판사에서 긍정 회신을 받은 원고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실망시키지 않도록 40여 년 ADHD 인생 극복 노하우를 전부 담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