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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작업실 Aug 20. 2024

나의 생명력은 살아있는가?

ft. 나의 그림자 해소하기


얼마 전 정말 오랜만에 강변을 걸으면서 야생초들을 보았다. 또다시 수북이 쌓여 자신의 터 잡기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여름이 막 시작했을 때 시에서 관리를 한다고 수풀을 싹 밀어낸 적이 있었다. 막 미용하고 나온 남자아이 머리칼처럼 산뜻하지만 각 잡힌 느낌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다 더위가 시작돼 너무 뜨거워 근처에도 못 가다가 이제야 저녁에는 둘러볼 수 있었다. 기상이변에 절기를 잃은 날씨에 맞춰 식물들도 무질서했지만 너나 할 것 없이 확실히 생명력이 느껴졌다. 생명력이라는 게 그런 거였다. 어떤 상태에서도 끊임없이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멈출 수 없고 끊임없이 자라나는 것이다. 



여름이 길어지고 우리 집에 있는 화초들의 운명이 참 많이 바뀌었다. 그중에 몇몇 화분은 이유도 딱히 모른 채로 죽어갔는데 같은 전조 증상이 있었다. 하나같이 겉은 멀쩡한데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뿌리와 잎사귀 사이에 순환이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초보 집사라 정확히 떨어지는 데이터는 아니지만 절기가 바뀔 때마다 확실히 식물 스스로 기억하는 생체리듬으로 생명을 이어갈지 말지 결정짓는 느낌이 들었다. 화초들의 죽음으로써 나에게도 자극이 되었다. 나도 쓸데없이 부풀려진 마음에는 안녕을 보낼 때가 된 것이다.


이번에 이사 오면 내게 남은 허영심을 모두 버리고 '본질만 남겨서 살고 싶다' 삶의 방향성이 있었다. 앞서 화두로 던진 생명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히 붙는 전제였다. 그렇게 가지치기로 제일 다듬어진 기둥을 기준으로 살을 찌우고 싶었다. 이리저리 설렘으로 벌렸던 나의 삶은 맥시멀로 향해있다. 지난번 글에서 처럼 이젠 우리 집에 딱 맞는 화분 개수를 알게 되었다. 충분히 채워져서 인지 맥시멀로 여기저기 부풀려져 있는 내 삶이 돌아봐졌다. 좀 더 편하게 시스템을 갖추고 싶었다. 관리도 정리도 쉽게 살림을 정돈하고 싶다는 다짐이 올라왔다.  잡초들을 보면서 기운을 받았고 우리 집 화초들로부터 버릴 때에 과감하게 버리라는 행동력도 배우게 되었다. 



지난주의 절반은 안 좋은 기억으로부터 해방되는 기도를 했고 그게 잘 해결돼(이 방법은 아래에 적어두려 하니 필요한 분들은 참고해 보세요) 다시 활기를 되찾기 위해 집을 정돈해 볼 생각이다.

리셋을 해보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수많은 생각으로 판단한 현재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것 중에는 지혜로운 판단으로 만든 삶이 될 수도 있고 바른 길에서 멀어진 불편한 판단의 삶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더욱 무엇이 나를 멈추게 하고 무엇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가에 집중하게 되었다. 이번 한 주는 비우고 정리하고 정돈하는 한 주를 보내보려 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님도 자신의 생명력을 찾아 새롭게 리셋하는 한 주가 되길 바라본다.









ft. 반복되는 안 좋은 기억으로부터 해방되기


- 그냥 일반적인 살아냄에서 찾아온 고통이 있고 반복적으로 나에게만 느껴지는 고통이 있다.

통증은 종류도 아픔의 크기도 개인차가 크다. 그런데 반복적으로 나에게만 불편하고 이상하다고 느끼는 감정적 고통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카르마이다. 자신이 해결해야 하는 원초적인 감정이 있음을 발견해야 한다. 그 감정을 알아차리면 그 반복되는 사건이 사라진다. 그렇지만 그 불편한 고통을 고통으로만 인식하면 해결되지 않고 잊을만하면 당신을 괴롭힐 것이다. 마치 곰팡이 균을 제거하지 않고 위에 테이프를 붙여놓는 것과 같다. 나중에 테이프가 삭아 그 위에 다시 곰팡이가 퍼진다면 그때는 더 큰 강도로 해결해 달라고 고통이 찾아오기도 한다. 


마음 작용은 참 간단한 듯 어렵고 어려운 듯해도 방법은 간단하다. 그 원인이 되는 원초적인 감정을 찾아내는 것이다. 찾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특정 감정을 느끼고 이 감정이 반복되고 있다는 걸 자각하는 게 50프로 성공이다. 나의 경우는 특정 인물이 계속 집착에 가깝게 잊을만하면 생각나서 괴롭혔다. '이제는 다 괜찮잖아~' 하고 넘기면 또 다른 방식으로 꼬리를 물고 다른 생각을 가져오고 생각이 엄청 많아졌다. 다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러다 나에게 글을 썼다. 어떤 문제로 인해서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려달라고 일기에 썼다. 도대체 어디가 문제가 있어서 특정 사건이 계속 생각나고 잊히지 않는지 알려달라고 했다. 나의 깊은 마음속에 명상하며 얘기를 했다. 나는 마음속에 불편한 게 있음을 알고 있으니까 내가 사건을 기억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해결하고 아픔을 충분히 공감해 주겠다고 글을 썼다. 

우리의 뇌는 인공지능보다 우수하다. 일기나 기도, 명상의 힘은 엄청 대단한데 그렇게 고요한 가운데에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질문을 성심껏 해보길 바란다. 그러면 가장 가까운 시일 내에 내가 궁금했던 사건을 정확하게 떠올려준다. 그렇게 나는 원초적인 감정을 만들어내는 사건을 알아챘다. 내가 너무 빠르게 덮어뒀던 상처였다. 서둘러 이 정도면 됐다고 덮은 사건이 내게 자꾸 다른 사건을 만들어 해결해 달라고 보챈 것이었다.

그때 그 사건에 대해 떠올리기만 했는데도 놀랍게 그때 억눌린 감정이 느껴졌다. 오래된 일이라 눈물은 안 나왔고 깊은 한숨이 많이 나왔다. 그때는 어려서 미쳐 다 소화하지 못했던 감정을 40대가 되어서는 안아줄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 그 감정에 머물러주었다.

그 결과 정말로 귀신같이 그 생각을 하고 싶어도 떠올려지지 않는다. 아주 말끔하게 해결되었고 좀 더 또렷한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정리요약 


- 반복되는 사건이나 고통 인지하기

- 고통이 느껴질 때 느껴주기 (처음부터 사건이 드러나지 않고 감정으로 다가옴)

- 일기, 명상, 기도 하면서 자신에게 질문하기

- 질문을 하면서 일상을 충분히 살기

- 떠오르는 사건이 있다면 '에이 설마 ~', '이렇게 별거 아닌 일을 기억하는 것은 아닐 거야~' 하고 자기 검열 멈추기

- 하찮아 보이는 사건이 잡히면 그때를 생각하며 명상해 보기. 떠올려보고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지는지 느끼기

-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지는 만큼 충분히 느껴주기

- 어느 순간 반복되는 사건이 사라져 있는 것을 알게 됨. 반복됐던 생각의 늪도 사라져 있다는 걸 알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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