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작업실 Oct 22. 2024

자신을 돌아보는 일

가장 중요한 일

글을 올리고 나면 그 한 주간 새로운 글감을 생각하면서 나 자신과 침묵으로 대화를 하게 된다.

글을 쓸 때 가장 나를 면밀히 쳐다보게 된다. 


나는 이 글을 쓸 만 한가? 내가 자격이 되는 것인가?

나는 이 내용을 담을 만큼 살고 있는가? 등등 말이다.



어찌 보면 자신 없어 보이는 면면일 수도 있지만 나는 명백히 보이는 뻔한 내 실수들을 계속 방치하며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깨에 앉은 먼지처럼 내 눈에 완벽히 보이지는 않지만 타인은 내 어깨에 앉아있는 먼지를 면밀히 볼 것이기 때문이다. 


그 먼지를 보면서 타인과 나 사이에 관계의 친밀함에 따라 그것을 눈감아줄 수 있는 비듬 정도로 볼 수도 있고 절대로 보여서는 안 됐을 무례함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글감을 돌아보는 것만큼 나 자신에 대한 엄격한 질문을 하곤 한다.

과거를 단순히 곱씹거나 한 방향으로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 두고 '어떻게 했어야 했나?' 해답을 찾곤 한다.


나를 되돌아본다는 일은 나의 단점을 비추어보기만 하는 게 아니다. 나의 실수를 덮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참회를 하는 것은 부정적인 수많은 시선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일이 된다.

아예 본질을 꿰뚫는 일이 되기도 한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나를 돕는 일이 되고 남도 돕게 되는 일이다.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게 오늘날에는 참 많이 필요하다.

작은 용서를 구하는 일은 큰 용서를 구하는 일의 출발점이 된다.

어찌 보면 자기를 드러내는 시대에 자신을 돌아본다는 말이 시간 아깝게 느껴지고 뭔가 꼰대스럽게 느끼겠지만 자신의 행동, 자신의 생각에 스스로 돌아보며 '내가 그 시점에 그렇게 말을 해도 됐었나?', ' 그 행동은 맞았나?', '나는 적당한 화답을 주었나?' 등등 생각하게 된다.




지난 한 주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뉴스로 떠들썩했다. 작가님의 책을 직접 읽지는 못했지만 여러 매체를 통해 작가님의 여러 글을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었다. 그 많은 글을 관통하며 내게 전달된 메시지는 각자 자신의 양심을 살리라는 말씀 같았다. 순간순간 자신을 알아차리며 작은 참회, 큰 참회의 부재는 스스로의 눈을 가리고 어두운 세상을 만든다는 것을 알려주신 것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접적인 가해자나 피해자는 아니지만 우린 동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이었다. 

광주민주화운동 (광주학살) 사건에 대해 전해 듣고 알고는 있었지만 더 물어보고 싶지 않았고 무관하다는 생각으로 덮어두기만 했던 나의 무심함에 대해 깊은 참회를 해보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우리 집에 있던 포테리카는 해충의 피해가 심각해 그냥 포기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생각보다 줄기와 뿌리 상태가 싱싱해 보여서 고민 끝에 약을 치고 흙을 다 털어낸 다음 새 화분에 옮겨심기로 했다. 새 마음으로 심은 포레리카가 다음에는 다시 꽃 피워주길 기대해 본다.




우리 집에 있는 화초들 일부가 하얗게 일어나는 해충이 생겨서 대부분 자르고 약을 주면서 관리에 들어갔다.

대체로 시원한 가을이면 식물들이 회복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열심히 이발시키고 나니 훨씬 깔끔해졌다.


귀한 새 꽃을 피워주었어요. 마음을 내려놨더니 이런 기쁨을 보여주기도 하네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