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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감

by 미니작업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에게 집중하기는 정말 진리이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 상태로 노를 저어가도 노력이 무색하게 한방에 현타가 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육안으로만 보는 안목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를 느끼고 알아챌 수 있는 여러 가지 안목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주입식으로 알려주지 않아도 특정 나이가 되면 저절로 따라서 배우며 자라고 습성을 배운다. 그렇게 저절로 원하든 원하지 않든 비교하면서 자신을 확인하는 습성을 가지고 태어났다. 때문에 비교하는 습성을 버리고 바꾸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어차피 비교하는 바운더리는 정해졌으니 그때마다 창의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자신을 다독이는 법을 배우는 게 현명할 것이다. 이때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나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


이때 타인을 향해 손가락질하거나 장점을 끌어내려 비슷한 수준인 것처럼 평가 절하하는 종류의 사람은 요즘 유튜브에 너무 많이 이슈화 돼서 우리가 굳이 상대할 필요도 없다. 또 글을 읽고 쓰는 사람이라면 매번 자기 객관화와 자기 성찰을 하기에 그럴 사람은 드물 것이다.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면 그 사람이 가지는 여러 가지 특성이 있고 그 특성을 본인이 아는 경우도 있고 모르는 경우도 정말 많이 봐왔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자신의 특정 외모에 안 좋은 부분을 확대해 보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타인의 장점을 엄청 극대화해서 보는 경우도 있다. 내가 보기엔 그 특성을 본인이 알고 다듬을 때 그 사람의 매력이 더 커지고 자신감 있어 보인다. 자신감이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 우리는 끌리고 사랑하는 마음이 저절로 가게 돼있다. 본인이 자신감이 있다는 것은 본인의 장점을 너무 잘 알고 그 장점에 감사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커지는 것이다. 감사함이 많고 사랑이 많은 사람은 타인에게도 그 느낌이 전달되기 때문에 저절로 인기가 많고 어딜 가나 환영받고 사랑받는다.


명절날 수많은 입장에서 수많은 나잇대로 수많은 경우로 다양하게 살고 있는 과정을 보고 듣고 알게 된다.

그때 발견한 것은 전혀 상관없는 어떤 부분에 대해서 제각각 흠집이 나는 부분이 있더라는 거였다. 안 좋은 표현으로 '긁혔다!'라고 표현을 하던데 대부분 그런 부분이 있었다. 근데 쌍방 누구도 일부러 그런 사람이 없었다는 게 신기했다. 그 부분을 보면서 깨달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장점도 어마어마 하지만 항상 있었고 너무 당연해서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하는 행동, 말, 습관, 소비 행태가 특정 누군가에게는 엄청 크게 다가오는 강점이라는 것이었다. 그 말을 반대로 생각하면 그저 부러워할 사람도 없고 아무런 보잘것 없는 나도 누군가에게는 정말 현타를 느낄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걸 얘기한다. 더 그럴듯하고 더 근사한 표현으로 우리의 인정욕구를 누르고 채우고 싶지만 우리는 비교를 통해 충족받고 싶은 어린 마음도 있음을 알아주어야 한다.

아침에 어린이집에 가는 어린이를 만나면 특정 나잇대에만 보이는 면이 있다. 아주 어릴 때는 그저 편해서 애착인형을 들고 다녔다면 조금 크면 최근에 산 포크레인이나 공룡인형을 하나씩 들고 잘 모르는 어른들에게 쓱 보여주며 자랑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그 아이가 욕심이 많고 인정욕구가 너무 많다고 하진 않는다.

그저 "우와~!"이렇게 호응만 해줘도 그 아이는 신나게 자신감 뿜뿜으로 하루를 보낸다. 그런 게 쌓여서 어른이 되는 것이다. 자신이 근거가 없는 자신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사실은 엄청나게 시간을 들여 듣고 받고 쌓아온 인정이라는 것이다. 자만에 빠져 자아도취에 빠질 것도 없지만 때때로 자신이 쌓아온 너무 당연한 것들을 돌아보며 인정해 주자. 남의 장점이 나에게 와서 기스를 내면 내게 가치 불가 너무 당연하게 있는 것을 얼른 찾아 인정해줘 보자.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꼬마 어린이의 최애장품을 만난 것처럼 근자감을 발견하면 후려치지 말고 자신에게도 인정을 해주자. 자만하면 어쩌냐고? 자만하고 누군가를 짓누르려는 성향이 보이면 태도를 수정하면 되고 의미 없이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자신을 발견하면 빨리 알아채고 반성하면 된다. 그럼에도 계속 자신을 인정해 주면 무엇이 자랄까? 처음에는 삐뚤빼뚤 어긋난 길을 가지만 결국 남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렇게 나와 같은 남을 인정하는 존중이 자라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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