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달리는 이유

by 미니작업실

오늘을 달리는 이유는 그저 게으른 내가 자극받으라고 달리는 것이다.

'개미와 베짱이'에 나오는 개미만큼 꾸준할 수는 없지만 나는 하루를 열심히 달리려 애쓴다.

열심히 달리는 이유는 사실 좀 더 숨을 고를 시간을 갖기 위함이다.

'열심히 달리는 나'는 '게으름 피우고 싶은 나'를 일으키는 힘이 있다.

누군가가 잔소리하는 것은 귀를 막고 눈으로 피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어디에 있어도 지켜보고 소리를 듣는다.

운동을 잘하는 사람과 공부 잘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그냥 한다.'의 개념이 다르듯 내가 하루를 살 때, 오늘을 달리는 기분을 내어 열심히 살면 그 내공이 쌓여 어느 순간 하루를 알뜰살뜰 사는 나를 발견한다.


쉬고 게으름 피우고 싶을 때 사실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몸이 쉬어야 할 때 더욱 푹 쉬어주는 게 좋다. 그렇지만 우리 몸에 심장이 뛰고 혈액이 그에 맞춰 움직이듯 조금이라도 걷고 움직여야 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나를 너무 잘 알고 있다. 몸은 관리하기를 귀찮아하고 있으면서 몸 핑계를 잘 댄다. 새로운 선택을 하면 노력해야 하는 게 귀찮아서 늘 하던 방식을 고집한다.

그렇게 게으름 부리고 온갖 이유로 합리화하는 걸 너무 잘하고 있다. 결국 내 게으름이 이겨 가만히 있을 때는 신기하게도 내가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기도했던 것들이 답이 오기 시작한다. 또 1 단락 마무리 지은 그다음 단계를 요구한다.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을 때는 어쩌다 새로운 일이 들어와도 효율적인 생각이 자동으로 돌아가 크게 무겁지 않았다. 오히려 온몸에 엔진을 끄고 가만히 있을 때는 첫 시동에 참 많은 힘이 들어갔다.


그렇게 예전에 밀어붙여서 만들어둔 일들이 다발로 단계별로 마무리를 요구한다.

그럴 때 참 과거의 내가 싫기도 하지만 또 과거의 노력에 감사한 지점이 생긴다. 게으름 피우는 나를 너무 잘 안다. '내가 이때 딱 쉬고 싶은지 어찌 알았지? 이때 딱 놀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지 어찌 알았을까?'


어쩌다 내게 호기심이 생겨 저절로 열심히 하고 싶은 게 생겼다면 그때는 정신없이 달려야 한다.

그때의 내가 또 나를 달릴 이유를 만들 것이다.

과거의 내가 미래의 나를 살릴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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