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 묻은 개의 시선

by 미니작업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



지뢰, 폭탄 등등 똥 묻은 개를 지칭하는 표현법이 다양하다.

표현이 다양하다는 것은 농도 차이가 있다 뿐이지 어디든 똥 묻은 개가 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그 똥 묻은 개를 한 번쯤은 상대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 똥 묻은 개는 모든 일에 관심이 많지만 똥이 항상 묻는 것을 보면 스스로 똥이 되는 상황을 좋아하는 것이다. 똥이 언제 묻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충분히 깨끗하고 예쁘고 반짝이는 상황을 좋아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 빛은 똥물이 튀어 덮인다. 그렇게 똥 묻은 개는 자신이 씻겨지기도 똥이 말라 떨어질 틈도 가질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매번 자신의 현실은 온전히 바라봐질 수 없다.

가끔 거울이나 바닥에 고인 빗물에 비친 자신을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자신에게 묻은 똥이 거울에 얼룩을 만들거나 그 물에 녹아 번지기 시작한다. 자신에게 묻은 똥이 문제인데 거울의 더러움과 그 바닥의 빗물을 탓하게 된다. 원래 바닥이 그렇다며 말이다.


보통 사람, 자신을 되돌아볼 줄 아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에게 겨가 묻어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대부분 자신의 겨를 털어내는 노력도 하고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본다.

그래서 남에게 비난을 돌릴 틈이 없다. 대체로 자기 집 청소 하기 바쁘지 여유가 있다고 남의 집 청소까지 도와주는 사람은 잘 없다. 그렇게 자기 집 청소하기도 바쁜 마당에 비난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자신에게 하는 자책, 돌아봄을 하기 바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탓하기를 즐기지 못한다. 물리적인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주 가끔 똥 묻은 개가 냄새를 풍기며 스칠 때가 있다. 정말 마주하기도 싫지만 그 똥을 자신만 묻히고 싶지 않은지 똥도 나누고 싶고 향도 함께 하고 싶은 이상한 친절을 과시할 때가 있다.


아까도 언급했지만 이 똥 묻은 개는 똥을 매우 좋아한다. 자신이 똥이 되는 상황을 가장 좋아한다.

혹은 똥이 되는 상황이 삶이라고 말하며 세뇌된 것인지도 모른다.


편안하고 하루에 그다지 큰일이 일어나지 않고 섬섬하게 보내는 하루를 그저 볼 수가 없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는 그야말로 허구로써 즐기면 그만인데 똥 묻은 개는 자신이 그 역할을 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라도 모든 상황에, 사건에 주인공이 되고 싶은 것이다.


아이가 어릴 때는 울면 떡을 주었지만 인격이 좀 덜 자란 똥 묻은 개가 짖어봐야 뭐 더 줄게 없는 상황을 알지 못한다. 하긴 상황을 볼 줄 아는 눈이 있다면 자신이 어떤 입지로 있어야 하는지 자각할 것인데 말이다.


오늘도 똥 묻은 개는 눈을 번뜩이며 어떻게 일을 크게 만들까 고민하는 중이다. 개는 코에 많은 촉을 가졌는데 자신의 똥 냄새를 망각할 만큼 엉뚱한 촉을 남발한다. 이번에는 그 시선이 또 어떻게 사건을 만들지 기대가 된다.

마침 겨 묻은 개들은 일치감치 다가오는 냄새로 저마다의 위치로 돌아갔다. 왜 사람들이 자신을 향해 등을 돌리는지 알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자신이 가만히 멈추기만 해도 똥은 저절로 씻기고 가루가 되어 떨어질 것이다. 언젠가 자신을 둘러싼 악취가 사라졌을 때 온전히 둘러싼 자신의 무향을 발견하게 되길 바라본다.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05화번뇌 뒤집어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