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챙기기

by 미니작업실

2월이 되니 약간 어수선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겨울이지만 추위가 지루해지고 그렇다고 너무 빨리 따뜻해지면 괜스레 기상이변인가 의심하게 되는 시간이다. 백화점에 옷 코너에 가도 간절기 사이에 수많은 종류의 신상품과 이월 상품이 틈새로 올라와 있다. 아우터는 지금 사두면 좀 저렴하기 때문에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를 반복해 본다. 그렇게 2월이란 계절에 적응을 했다 싶은데 또 설날까지 다가왔다. 돌아서니 2월도 지나갈 듯하다.


간절기란 이름에 맞게 날씨만큼이나 내 마음도 사실 들썩거렸다.

아이 개학이 기다려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엄마로서 당연히 따라오는 개학 이후의 삶에 괜한 근심도 있다. 지금은 아이를 잘 돌봐야 하는 방학기간이라 온전히 내 주파수는 아이에게 가 있다. 어쩌다 쉬는 틈에 내 것을 챙긴다. 앞서 글에 올린 것처럼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일어나서 블라인드를 올리고 끼니를 지금도 잘 챙겨 먹고 있다.

https://brunch.co.kr/@miniartstudio/244


이 끼니를 잘 챙겨 먹는다는 게 모든 일에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데 아이를 케어하면서도 집안일을 하면서도 식사 때를 잘 챙기고 식사 종류도 건강식으로 더 챙기고 있다. 매일 서너 잔씩 마셨던 벤티사이즈의 아메리카노도 끊고 지금은 결명자차로 대체했고 점심때나 소량의 한잔 정도를 마신다. 그 마저도 생각이 나지 않으면 찾지 않는다. 그렇게 식사의 질도 신경 쓰다 보니 생각보다 하루가 꽤 바쁘다. 뭔가 배우거나 의미 있는 일을 쫓을 때 보다 기운은 있지만 또 생각보다 그렇게 이루고 싶은 갈망의 마음이 많이 사라졌다. 몸에서는 계속 영양의 허기짐을 말하고 있는데 매번 무시하고 살았더니 커피로도 도저히 스위치가 켜지지 않았다. 아무리 비타민 음료나 간에 좋다는 드링크제를 마셔도 정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운동은 할 시간조차 나지 않아서 선택한 게 식단에 집중한 거였다. 처음에 긴 공복을 만들라고 했는데 영양의 허기짐이 공복을 내 몸은 너무 힘들어했다. 겉으로는 살이 쪘지만 살이 찐 만큼 건강한 기운이 나지 않았다. 오히려 계속 눕고 싶고 무기력하기만 했다. 그즈음 이상한 두드러기가 나서 찾아보니 면역력이 떨어지면 생기는 일반적이지 않은 피부염을 발견하기도 했다. 팔의 피부가 이렇다면 얼굴 피부, 입술, 머릿결, 손가락 끝, 발의 피부는 안 봐도 훤하다. 그렇게 무심을 지나 무정하기까지 했던 내가 몸에 신경을 쓰자 생각보다 몸은 빨리 반응을 했다.

식재료도 매번 때우기 식이었지만 이번만큼은 영양도 신경 쓰고 고르다 보니 좀 더 다양하게 먹었다.

지금은 한번 요리하는 게 참 오래 걸리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요령이 생길 것 같다.

식사를 양질로 잘 챙겨 먹는 것을 1순위로 했을 뿐인데 감정적으로나 마음적으로나 참 많이 안정감을 느끼게 됐다. 너무 당연한 거지만 몸의 헛헛함이 없으니 아이에게 짜증을 내거나 폭발하듯 내는 화가 줄어들었다. 물론 욱할 때는 있지만 예전보다 몸이 가벼워지니 훨씬 감정 컨트롤이 쉬워졌다.

이렇게 음식을 잘 챙기다가 눈에 들어온 것은 스킨케어와 화장이었다. 잘 챙겨 먹다 보면 내 몸의 푸석함이 눈에 들어왔다. 집에 이미 있어도 좀처럼 잘 챙기지 않았던 스킨케어도 공들였다. 매번 아이만 챙겼는데 이젠 아이도 스스로 하게 알려주고 내 피부를 신경 쓰기로 했다. 바디로션도 꼼꼼하게 챙기게 됐다. 아예 덥고 추운 날보다 요즘처럼 간절기에 피부가 더 많이 상한다고 하니 로션을 더 챙겨 발라볼 예정이다.


매번 형식적으로 챙겼던 외모도 좀 더 신경 써서 가꾸게 됐고 더 이상 20대 때 했던 피부표현만 간단히 하는 화장은 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였다. 특히 눈화장을 꼭 하기로 했고 한동안 쓰지도 않았던 마스카라도 다시 구입했다. 헤어에센스도 매번 방치만 해두다가 다시 신경 써서 바르고 있다.


2, 30대처럼 몸에서 저절로 흘러나오는 신체에너지로는 부족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에너지가 흘러나와야 한다. 그게 나이 들었을 때 나이 든 만큼 채워진 자기 돌봄이 아름답게 멋있게 변하는 것 같다. 이번주도 몸을 잘 챙겨봐야겠다.






월요일 연재
이전 27화오늘을 다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