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날뛸 때

by 캐리소




생각이 들판의 야생마같이 날뛸 때 조용히 나를 응시하는 시선이 있다. 철없는 자아에게 잔소리하지 않고 묵묵히 행동으로 보여주는 현명한 존재, 아무 말하지 않지만 모든 말을 해주는 존재.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나의 관념, 그 주장 위에 위엄의 손을 얹어 정신의 질서를 잡아주는 존재.


질서는 '원칙의 승리' 위에서 내게 평화를 주고

철없는 나를 꾸짖지 않는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거나 너무 많은 것에 도전할 수는 없으니, 당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라. 당신에게도 마치 피디아스의 훌륭한 끌이나 이집트인들의 손 또는 모세나 단테의 펜처럼 용감하고 웅장한, 하지만 이 모든 것과 전혀 다른 표현을 하게 되는 그런 순간이 있다. *


그런 순간을 기대하며 기다린다.

내 안에 있는데도 알아보지 못한 까막눈이를 걷어내고 현실의 어두움을 벗어나 더 고결하고 높은 세계를 맛보고 싶다면, 지금 앞에 놓인 시궁창을 지나야 하고 보고 싶지 않은 내면의 얼굴을 직시해야 한다.


영혼이 너무나 풍요롭고 친절해서 천 개로 갈라진 혀가 있다고 해도 황송하게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오래된 천 개의 혀를 가진 영혼이 하는 말을 귀 기울여 들을 수만 있다면 당신은 분명히 같은 톤의 목소리로 그들에게 대답할 것이다. 귀와 혀는 하나의 본성을 가진 두 개의 기관이기 때문이다. *


내 인생에 단순하고 고귀한 영역이 있을까?

지금 서있는 이곳에서 그곳까지는 너무나 멀고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작고 좁은 내 안에 영혼을 가둬둘 수 없으니 그가 향하는 길을 목 빼고 바라본다.


나는 지금 계속 잃고 있다.

잃고, 잃고 또 잃으니 반드시 얻는 쪽으로 가게 되어 있다.


우리는 아이의 세계를 알지 못한다.

어른이라는 단단한 껍질 안에 보드라운 아이의 세계를 들여놓으려고 하지 않는다.

아이는 어른을 포용한다.

아이 특유의 넓음으로 묵묵히 좁은 어른을 품는다.

아이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은 자신의 협착된 사고로 아이들을 재단해 버리고 쪼가리 하나도 남기지 않고 버린다.




* 자기신뢰철학/ 영웅이란 무엇인가, 랄프 왈도 에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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