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처음으로 상기된 마음으로 딱 한번 코치로서 경험한 이야기를 이곳에 늘어놓은 적이 있다.
'코칭'이라는 것은 특정한 분야나 기술에 대해 다른 사람을 지도하거나 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스포츠, 비즈니스, 개인 개발 등에서 사용되고, 코치는 피코치자가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고, 능력향상을 위해 필요한 피드백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 자격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런 일을 해본 적도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했고 내가 누군가를 코칭할 만큼 뭔가 많은 경험이나 연륜을 가진 것도 아니어서 조금 염려스러웠다.
그러나 리더코치가 괜찮다며, 그냥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에 용기를 얻어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분과 이야기를 나눴다.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하고 진심 어린 대화를 하는 거라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코칭을 시작하고 십 분이 지나자 긴장이 풀리고 즐겁게 몰입이 되기 시작했다.
그분의 말에 웃고 반응하고 감탄하고 내 생각을 손으로 그려가며 설명했다.
앞에 앉은 분의 명랑함이 내게 반사되어 나까지 해맑게 물들이는 것 같았다.
서로의 생각이 너무 달라서 신기하기도 하고 까르르 웃기도 했더니 금방 한 시간이 지나버렸다.
그렇게 햇살 같은 시간 속에 함께 있었다.
살면서 나는 마음속 생각을 입 밖으로 내놓지 못하고 살았다.
사람들이 비웃을까 봐 내 생각이 틀릴까 봐 머뭇거리다 입을 다물었다.
어린 시절엔 늘 바쁜 선생님들이 내 말을 막았고 다 자라서는 사회가 용납하지 않았다.
내가 그런 치우친 환경에만 노출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쌓인 내 마음속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소화되지 않았고 그것은 안에서 뭉게뭉게 부풀었다.
그런데 내 마음의 목소리가 뒤늦게 만난 사람들 속에서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사람들은 내 생각을 비웃지 않았고 심지어 관심 있게 들어주고 좋은 점을 자신들의 에너지로 받아들이기까지 한다.
"넌 참 이상한 생각을 잘해."
라고 말한 친구들처럼 신기해하지도 않았고 어른들처럼 귀를 닫고 있지도 않았다.
공감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뚝딱거리는 생각들은 자연스럽게 질서를 잡고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요즘 함께 책을 읽고 사유를 나누는 작가님들에 대한 애정이 날이 갈수록 깊은 신뢰로 다져지고 있다.
그래서 우린 자신의 존재 자체로 서로에게 에너지가 되고 있다.
아침을 시작하는 에너지.
어려운 일을 앞두고 스스로를 응원할 수 있는 에너지.
자기 확신이 필요할 때 확신을 채울 수 있는 에너지.
행복한 일을 만났을 때 주저하지 않고 자랑할 수 있는 에너지.
못난 나도 잘나질 수 있다는 믿음의 에너지.
이 모든 에너지를 똑같이 나누어 주고 싶은 에너지까지!
진짜 근사한 사람들의 전형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서 드러나는 존재감에서 서서히 발산하고 있는 본질의 아름다움이 보인다.
그래서 아주 조금씩 다른 사람을 나 자신처럼 사랑하는 일이 가능한 일이 되어간다.
내가 그들에게 느끼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들을 통해 내게 온 '근사함'은 또 어떤 것이고.
그것은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고 '상호 인격적인 애정'이다.
사랑이므로 계산을 할 필요가 없는 마음이다.
사랑은 사랑으로 완벽하니까.
가까울 근(近), 닮을 사(似).
원형에 가깝게 닮았다.
자신의 본질에 가깝다.
내가 종종 말하는 '근사함'에는 이 모든 뜻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들 자신의 본질과 가장 비슷한 모습을 본능적으로 알게 되었을 때 감탄사처럼 나오는 말이다.
그들이 내뿜는 자신도 모르는 '아우라'를 알아봤을 때의 놀라움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코치가 된다.
서로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고 자신도 발견하지 못한 능력을 끌어내서 화학변화를 일으키고 개선할 부분을 개선하게 한다. 서로에게 지원이 필요하면 아낌없이 지원한다.
일단 열린 마음으로 경청하기를 즐거워하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것들이 코칭이 아니고 무엇이랴.
잠시 내게 자신의 귀한 시간을 내준 그분의 모습이 근사함 그 자체였다.
힘들고 어려웠을 타국생활 중에도 그분의 근사함은 곳곳에서 빛을 발했고, 다른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당사자인 자신만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다.
그랬을 때 코칭자는 그것을 발견한 기쁨을 가장 먼저 얼굴에 드러내는 사람이다.
코칭의 아름답고 행복한 면이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서로의 코치가 되었을 때 우리가 내는 시너지가 어디까지 갈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