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찬란한 햇살이 있을까요? 이렇게 햇살이 따뜻하고 포근했던 적이 있을까요?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마음이듯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자제하고 있으니 창밖의 풍경이 왜 이렇게 찬란하게 보이는지요.
혼자 놀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앞으로 2주 동안이 고역일 듯싶습니다. 물론 직장생활을 하고 생계를 위해 정신없이 일을 해야 함은 물론이지만 루틴 한 일을 끝내고 난 다음의 자기 시간을 보낼 때의 이야기입니다. 주말 같은 시간 말입니다.
지난 주말은 어떻게들 보내셨나요? 웬만하면 집에서 카우치맨을 했을 테고 그나마 찬란한 햇살의 유혹을 끊지 못한 사람들은 인적이 드문 뒷동산이라도 올라가 어느새 피어난 꽃들을 보고 화들짝 놀라기도 했을 겁니다. 그래도 대부분 사람들은 주말 내내 집안에서 지내셨을 텐데 답답하셨나요?
'혼자 놀기'는 자기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의 관점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 의미를 찾게 되지만 코로나 19의 시국에서는 최대한 바이러스의 전파를 줄이는 방편으로 사용되는 '거리두기'에서 어떻게 혼자 놀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고민하게 됩니다.
이 '혼자 놀기'에는 시간관념이 필요합니다. 무엇을 할 것인지 스케줄을 짜야한다는 것입니다. 하루 종일 소파에 옆으로 누워 리모컨으로 TV 채널을 왔다 갔다 하는 것도 '혼자 놀기'의 진수일 수 있으나 그런 혼자 놀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시간 죽이기'입니다. 소파에 누워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더라도 채널마다 어느 시간에 어떤 프로그램을 방영하는지 사전에 방영 일정을 찾아놓아야 더 효율적으로 시간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각자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시간을 파악해 놓으면 그 시간에 맞춰 TV를 보면 됩니다. 요즘은 넷플릭스처럼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 싶은 때 볼 수 있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TV 보는 것도 시간 맞춰 보게 되면 나머지 시간도 자연스럽게 관리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거실에서 혼자 요가와 같은 스트레칭도 할 수 있고 그동안 책장에서 먼지만 쓰고 있던 책 도 한 권 넘길 수 있으며 벽면에 기대 놓고만 있던 기타도 조율하여 새롭게 배우고 싶었던 '모든 날 모든 순간'을 연주해 볼 수 도 있고 평일에는 손님 같았던 가족들과도 대화할 시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혼자 놀기'의 시간 관리는 그렇게 의미를 찾게 되면 그동안 못했던 것, 소홀히 했던 것들을 다시 끄집어내어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내 마음속에 있습니다. 갑갑할 것 같은 집안 생활도 하나씩 의미를 부여하면 그런대로 살만하고 견딜만하지 않을까요?
창문을 열고 봄바람을 집안으로 끌어들이고 묵은 먼지를 탈탈 털어내는 대청소도 해봅니다. 그동안 주말마다 차려주는 식탁의 밥상을 내가 직접 차려 봅니다. 쌀도 씻고 계란도 부치고 햄도 구워 봅니다. 아내처럼 국을 끓이고 요리를 하지는 못하지만 밥 한 공기 먹기엔 부족함이 없을 식탁 차림이 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코로나라는 녀석 때문에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하게 됩니다. 밉지만 고마운 녀석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물론 미운 녀석은 빨리 없어져야 하지만 말입니다.
앞으로 2주 동안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그리워하는 것으로 해야겠습니다. 보지 못하면 더욱 그리움이 커갈 테니 사랑도 그만큼 커질 것입니다. 아니 이번 기회에 보기 싫은 사람과의 자연스런 이별도 가능하겠지요. 핑게삼아 안보면 멀어질 테니까요. 받아들이기 나름입니다. 혼자 놀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거리'는 '심리적 거리'보다 먼 것이었음을 눈치채게 될 것입니다. 심리적 거리에서 물리적 거리는 웜홀의 거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회적 거리'는 '물리적 거리'로 떼어놓는데 국한될 것이지만, 멀리 있어 대면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은 같은 장소에 같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