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10일의 기록
제주에 내려와 창업을 준비한 지 어느덧 열흘.
매일매일이 낯설고, 새롭고, 조금은 벅차다.
그 안에서 나를 더 많이 마주하고, 또 다시 다독이는 나날들이다.
6일차 — 문서로 피어나는 생각들
서귀포 스타트업베이.
오늘은 AI 툴들을 활용해서 IR 피치덱을 만드는 실습을 해봤다.
ChatGPT, Perplexity, Gamma AI.
그저 낯설기만 했던 기술들이 내 손 안에서 점차 형태를 갖춰갔다.
짧은 시간 안에 아이디어가 문서로 정리되고, 시각적으로 드러나니까
머릿속에 흐릿하게 있던 무언가가 선명해지는 느낌이었다.
‘생각이 구체화되는 건, 결국 형태를 갖는 순간부터구나’ 하는 깨달음.
그리고 따뜻한 조언을 건네준 스타트업베이의 멘토님들…
이곳이 나의 첫 시작점이라는 게, 문득 감사해졌다.
7일차 — 팀이 없어도, 마음은 함께하는 사람들
벌써 제주에 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창업 생태계 포럼에 참석해서 다양한 기업들의 IR 발표를 들었다.
어떤 발표는 정말이지…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다.
‘내가 투자자라도 이 사람에게 투자했을 것 같아.’
그리고 반복되는 질문,
"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순간 나한테 질문한게 아닌데도 움찔했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팀원이 없기 때문이다.
조금 불안했지만, 불안만 하기엔 시간이 없기에 생각을 고쳐먹었다.
하루에 한 문단이라도 아이디어를 정리하자.
말로만 하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고, 설명할 수 있는 형태로.
그게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다.
8일차 — 별일 없는 날도, 다 기록이다
아침 러닝으로 하루를 열고,
“핑크펭귄”을 읽었다.
그리고 예비창업패키지 서류를 작성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처음 적은 사업 아이템 이름 한 줄이 썩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 한 줄을 붙잡고 계속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나가 있었다.
조금은 아쉽지만,
이런 날도 있는 거니까.
이렇게 지나가는 하루가
어쩌면 더 좋은 아이디어를 위한 숨 고르기일지도 모른다.
9일차 — 새로운 붕붕이, 그리고 함께 하는 약속
제주도에서 서귀포와 제주시를 오가는 일은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크다.
결국 중고차를 들였다.
그리고 파트너와는 새로운 약속을 했다.
각자 따로 예창패에 지원하기로.
누가 선정되든, 전폭적으로 응원하고 함께 가기로.
함께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감각이
요즘 들어 부쩍 소중하게 느껴진다.
10일차 — 내가 창업을 하고 싶은 이유
왜 창업을 하고 싶을까.
아마도,
내가 하고 싶은 일로
돈을 잘 벌고 싶어서였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 멘토링이나 강연을 들을 때마다
반복되는 말이 있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세요.”
그럼 나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만들고 싶은 걸 먼저 만들고,
그게 세상과 맞닿길 바라는 방식도 틀린 건 아닐까?
주변의 창업가들은 어떻게 창업을 시작했을까.
정답은 없겠지만,
이런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창업의 또 다른 자산이라는 걸, 요즘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