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0일의 기록
16일차 — 결국, 내가 하고 싶던 이야기
예비창업패키지 서류를 작성하다가, 제주시에 있는 한 모임에 다녀왔다.
함께 모인 이들과 사업계획서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누던 중, 문득 깨달았다.
나는 결국 ‘사회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혼란스러운 미래까지.
우리 삶 속의 크고 작은 갈등들.
그 모든 건 결국, ‘공감의 부재’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
처음엔 예창패 서류를 쓰며
‘돈이 되는 아이템’을 고민했다.
그런데 오늘, 다시 마음을 정했다.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보자."
이런 아이템도 예창패에서 괜찮을까?
글쎄, 괜찮지 않아도… 일단 한번 가보자.
그게 나의 방식이니까.
17일차 — 혼란 속에서 중심을 찾는 법
매일이 혼란스럽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고 믿으면
다시 집중하게 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많이들 한다.
하지만 경험하지 못한 순간은
잊히고, 공감하기 어려워지는 게 당연한 것 아닐까.
나는 공감에 예민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것에 공감하지는 않는다는걸 안다.
그래서 생각하게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공감이 부족한 이 시대에
이타주의를 퍼뜨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나는 지금 사업을 준비 중인데,
가끔은 사회운동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18일차 — 서류보다 어려운 건 마음 다잡기
이제 서류 쓰는 건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논문 쓸 때처럼, 다시 그 자리에서
한 문장을 붙잡고 끝없이 고민 중이다.
‘이 시간에 그냥 빨리 만들어서 사용자 테스트를 해볼까?’ 하는 마음 반,
‘그래도 서류부터 제대로 써야 시작할 수 있잖아’ 하는 마음 반.
그래도 결국, 다시 책상에 앉아 한줄이라도 더 쓰려고 하고 있는 내가 스스로 대견하다.
서류 한 줄도
나의 방향을 구체화하는 여정이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한문장을 더 작성하고 잠에 든다.
19일차 — 특허는 이미 있지만, 그래서 더 용기
아무리 AI가 발달했다 해도,
리서치는 결국 내 몫이다.
자료를 찾다가 문득,
‘이 아이디어로 특허를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키프리스에 들어가서 검색해봤다.
그리고… 이미 내 아이디어와 비슷한 특허가 등록된 걸 보게 됐다.
처음엔 아쉬웠다.
하지만 곧 마음이 놓였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니까.
이미 누군가가 같은 고민을 했다는 건
그만큼 이 아이디어가 가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미 나온 아이템과 내 아이템의 차별성은 뭘까?
이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이것을 발견할 수 있어야
진정한 나만의 아이템이 완성될 것이다.
오늘도 나만의 포인트를 찾기 위해
고민, 또 고민 한다.
20일차 — 예술가와 창업가 사이
얼기설기 쓴 서류를 들고 처음으로 사업계획서 멘토링을 받았다.
멘토님은 조용히, 그리고 따뜻하게
내 서류를 찬찬히 들여다봐 주셨다.
그 과정에서 다시 알게 됐다.
예술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만,
창업가는 고객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
나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도 분명한데,
그게 과연 고객의 니즈일까?
확신이 없으니, 요즘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이번 주는
진짜 고객의 이야기를 듣는 데 온 힘을 쏟아보려 한다.
내 고객은 어디에 있을까.
사업을 준비하면 할수록 예술가의 기질은 점점 내려놓게 되고, 사업가의 기질을 장착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한번에 전환되지 않는다.
아주 천천히 전환되는 그 과정안에서 나는 지치지 않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