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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의 조건

1919년 3월 1일을 생각하며

by THERISINGSUN Mar 01. 2025

주권을 빼앗긴 나라에서는, 나라로부터 받은 것이 아무것도 없는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이 나라를 되찾겠다고 생명까지 내놓았었다. 그런데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이 된 나라에서는, 국가를 위해 일하겠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대가를 받는 공직자들이 왜 무사안일, 복지부동하는가. 아니 무위도식하다 못해 부패하기까지 하는가. 애국심은 시대가 만드는 것인가.


하지만 나라를 잃었을 때도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매국에 앞장선 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국위를 선양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힘이 되기 위해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국가대표들이 있다. 애국심은 개인의 타고난 차이일 뿐인가.


애국심은 어떤 단일한 조건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는다. 시대의 부름도 중요하고 개인의 성향도 작용할 것이다. 다양한 조건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겠지만 그렇게 조성된, 애국심이 태동하는 환경에 대해서는 성격 규정이 가능하다. 먼저 인간은 어떤 고귀한 가치를 추구할 수 있을 때, 모든 현실적 이해관계를 초월한다. 그러나 고귀한 가치와 무관한 상황에서는 현실적 이해관계를 따진다. 그리고 고귀한 가치를 추구할 수 없고 일한 만큼 보상이 주어지지도 않을 때, 인간은 한없이 무기력하다. 어차피 나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게 없고 나의 행동으로 달라질 게 없으니, 될 대로 되라는 식이다.


모든 현실적 이해관계를 초월해 고귀한 가치를 추구하는 환경은 어떤 것일까. 주권을 잃은 나라에서 주권을 되찾는 일은 백성이라면 누구나 추구해야 할 당위였다. 큰 의기를 가진 이들은 전업 투사로 나섰고, 작은 의기를 가진 이들은 생업에 종사하면서 자금을 보탰고, 그도 여의치 않은 이들은 마음으로 빌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공직사회에서는 추구할 당위가 없다. “공직자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당위가 있다.” 맞다. 공직을 꿈꿀 때, 공직에 입문할 때는 누구나 그렇게 다짐한다. 하지만 막상 부딪힌 현실에는 국가도 국민도 없다. 대통령이 지시하고, 장관이 관심을 가지고, 국장과 과장이 시키는 일들이 있을 뿐이다. 국가 너무 커서 보이지 않고 국민 너무 멀어서 닿을 수 없다.


고귀한 가치 추구와는 무관한 현실적 이해관계를 따지는 환경은 어떤가. 대다수의 생활인들은 성실하게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한다. 일하는 만큼 정직하게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농사가 그렇고, 제조업이 그렇고, 자영업이 그렇다. 열심히 일한 만큼 소출을 얻고 제품이 생산되고 물건이 판매된다. 그런데 공직사회는 일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는 가장 기초적인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곳이다. 일하는 사람 따로 있고, 보상을 챙기는 사람 따로 있다.


우리 공직사회에서는 국가와 국민이라는 고귀한 가치, 그 당위를 추구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받는 현실적 이해관계라도 충족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다들 무기력한 것이다. 나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나의 행동으로 달라질 것도 없다. 어차피 국가, 국민과는 무관한 일이고, 일을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낸다고 보상을 받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공직자는 승진, 성과급, 유학, 표창 같은 것들을 줄 수 있는 국장, 과장에게 충성이나 하자는 정치적 유형, 그래도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있으니 위에서 시키는 일, 주어진 일은 하자는 수동적 유형, 그마저도 하지 않고 놀고먹는 무위적 유형으로 나뉜다.


공직사회를 바꿀 것이다. 공직을 꿈꿀 때, 공직에 입문했을 때 품었던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초심을 결코 소멸하지 않고 나날이 키워가게 할 것이다. 또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낸 만큼 합당한 보상을 받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일하지 않는 자는 퇴출하겠다. 국민은, 더욱이 공직자는 애국해야 한다는 당위, 땀 흘린 만큼 수확한다는 당위가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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