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날 Jul 16. 2021

밤하늘에서 어둠을 보든, 별을 보든 그것은 네 몫이다

선녀와 나무꾼


 코로나다시 4 대유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  걱정입니다.  원인을 두고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 확진자가 많은 20,30 젊은 층이  원인인지, 아니면 우리 모두 방역의 긴장이 풀어진 탓인지를 놓고 세대  갈등을 조장하는듯해서 분노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항상 그 유불리를 따져서 지역갈등, 이념갈등, 세대갈등을 이용했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정치권이나 그에 부화뇌동하는 일부 언론이 우리 국민의 지적 수준을 판단하는 태도로 보여서 더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듯합니다.


루드베키아

 게다가 요즘은 여가부까지 없애겠다고 하는 정치인들까지 있어 이제 기존 갈등 양상에 하나 더 추가해서 남녀, 젠더갈등까지 이용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그에 부응하는 일부 사람들은 마트나 백화점에 왜 여성전용 주차장을 별도로 두어 남성들을 역차별하느냐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정말 그 이유를 몰라서 그런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줄어들었는지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마트나 백화점 주차장에서 쇼핑을 마치고 나온 여성들을 상대로 한 납치, 강도 등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난 결과 사각지대가 없는 부분에 대개 여성전용주차장을 유통업체 스스로 먼저 만들어 그들의 여성 고객을 배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럼 그 여성전용주차장을 만들게 한 잘못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요.


쇠소깍


 어릴 적 들었던 이야기 중에서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금도 그 이야기가 초등학교에서 회자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시각으로 보면 산속 연못에서 목욕하는 선녀를 훔쳐보는 것도 잘못이지만, 질 나쁜 사슴이 알려준 대로 선녀의 날개옷을 훔치고 뻔뻔하게 선녀 앞에 나타나 착한 나무꾼 코스프레를 하며 청혼을 하지요.


 하늘나라로 올라갈 수 없게 된 선녀는 어쩔 수 없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함께 살게 됩니다. 하지만 뜻을 이루고 긴장이 풀어진 그 나무꾼은 사슴이 일러준 말을 깜박 잊고, 아이를 셋이 아닌 둘만 낳고도 훔친 날개옷을 돌려주게 되고 선녀는 좌고우면 하지 않고 곧장 아이들을 두 팔에 안고 하늘나라로 올라가버렸습니다.



 나무꾼과 홀시어머니의 배려 없는 임신 출산 육아와 독박 가사노동에 시달리다 보니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선녀의 절박한 선택이었을 테지요. 나무꾼이 초심을 잃지 않고 정말 잘해주었으면 아이를 둘이나 낳고도 조금의 망설임 없이 떠났을까요. 그 선녀의 납치사건이 있고 나서는 하늘나라에서  더 이상 선녀들이 목욕하러 내려오지 않도록 두레박을 내려보내 물을 길어다 목욕을 하게 됩니다. 그게 요즘의 여성전용주차장처럼 여성 안심 목욕 공간이 하늘나라에도 생겼던 것이겠지요.


 밤하늘에서 깜깜한 어둠을 보든, 빛나는 별을 보든 그것은 오롯이 밤하늘을 쳐다보는 사람의 몫입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남녀가 서로 사랑하고, 굳이 결혼을 하겠다면 man, woman의 젠더를 뛰어넘어 같은 human으로서 함께 돕고 살면서 존중과 배려의 휴머니즘 속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의 뜻일 것입니다.


산딸나무


 하지만, 나쁜 사슴과 어울리며 옳고 그름에 대한 사리판단 없이 그저 사슴의 말만 듣고 선녀를 기만하고, 그것도 모자라 또 그 사슴의 사주를 받아 하늘에서 내려온 두레박을 타고 선녀를 뒤쫓아 올라가는 대목에서는 기함을 할 뿐입니다. 왜 선녀가 아이를 둘이나 낳고도 자신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반성은 1도 없이 선녀를 다시 찾아 나섰다는 점에서 더 이상 할 말을 잃게 하는 것이지요.


 사필귀정, 선녀와의 재회 후 홀로 남겨둔 노모가 걱정되어 잠시 땅에 내려왔지만 다시 하늘나라로 올라갈 수 없게 된 나무꾼은 후회 속에 살다 죽은 후, 수탉으로 환생하여 지금까지도 매일 아침이 되면 하늘을 쳐다보며 울고 있다고 합니다. 이 ‘선녀와 나무꾼’의 고대 설화에도 나라 별로 여러 버전이 있듯이, 우리가 어떤 관점에서 보고 읽든 그것은 오롯이 독자들의 몫이 될 것입니다.

이전 12화 꽃이 지고 나서야 봄날이 간 줄 알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