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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 Jun 14. 2020

something special

비상식적인 결과의 뭔가 특별한 원인


 요즘 경남 창녕에서 일어난 심각한 아동 학대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있다. 상상 이상의 사실을 직면하고 어떻게  친부모가 그럴 수가 있나 하면서 분노와 비난을 쏟아 내는 뉴스를 며칠 째 앞다투어 여러 언론 매체에서 다루고 있다. 그 학대의 세부 디테일까지 구구 절절이 표현하며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어 보기가 힘들다. 아마도 그 뉴스를 매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대부분 엄마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 뉴스가 고문일 것 같다. 좋지도 않은 뉴스를 연일 취재해서 계속 내보낸다.


 오래전에는 이런 아동 학대 뉴스를 보면 그 부모에게 분노가 치밀어 전후 사정을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단지 겉으로 드러난 사실 관계만으로 무조건 비난하고 분노를 표출하는 일이 많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제 세상을 조금 알게 되면서, 일단 섣부른 판단은 보류하고 뉴스에서 쏟아내는 비상식적인 말들을 의심하기도 하고 일단 절반만 믿고 사실 관계를 파악해 보며 조사 결과를 기다려 본다. 그리고 며칠 지나 나중에 드러나게 되는 새로운 추가 뉴스를 보고는 판단하는 버릇이 생겼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언론 신뢰도가 극히 낮은 점도 이런 판단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일이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식적으로 판단이 되지 않는 어떤 일이 생겼을 때는 그 이면에 무슨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는데 거의 틀린 적이 없다. 상식적이지 않은 일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 외에 어떤  ‘특별한 그 무엇(something special)’ 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대개 틀림없다. 성급한 리액션이나 판단을 해서 즉시 행동에 옮기면 반드시 후회할 일이나 사과할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이런 생각과 훈련, 연습을 통해서 실수와 오류를 줄여 나가야지만 인간의 품격이 완성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한 단면이나 극히 일부의 사실만을 가지고 너무 쉽게 판단을 내리거나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겪어본 인간 세상의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많은 실수와 잘못을  통해 학습해 온 까닭이다. 또한 젊은 사람들 일수록 더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인터넷 검색이나 SNS 등 조금만 노력하면 어떤 일의 사실 관계를 균형감 있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간단한 사실 관계 파악도 없이 일부 언론의 편향적인 뉴스를 확대 재생산하는 젊은 꼰대들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고 노답인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 창녕 아동 학대 사건도 언론에서 초기에 다루었던 소나기 같은  비난과 분노, 그리고 상상할 수도 없는 잔혹한 학대의 이면에는  아이의 친엄마가 조현병을 앓고 있었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그렇다고 해서 심각한 아동 학대를 용서받을 수는 없겠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던 사건의 진실이 드러난 것이다. 천성인 모성 본능을 이길  있는 이면엔 ‘마음이 아픈 엄마 있었다.


  마음이 아픈 엄마에 대한 사실 관계를 떠난 비난과 분노보다는 측은지심과 함께 사회적인 도움과 치료가 앞서야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마음이 아픈 엄마가 아니라면 숭고한 모성과 자연의 본능을 거스를  없다. 더위가 시작되는 , 창녕 아동 학대 뉴스를 보고 듣고 있는  땅의 모든 아이들과 엄마들 또한 마음이 아프기는 매한가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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