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날 Jul 24. 2021

난 지금 내 인생을 살려고 여기 나와 있는 거요

삶의 원칙, 늙은 인디언에게서 배운다.


 인터넷에 떠도는 ‘삶의 원칙, 늙은 인디언에게서 배운다’라는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가끔은 견디기 힘들고, 때로는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우리들의 삶 속에서 스스로 무시할 수 없는, 지킬 수밖에 없는 자기만의 삶의 원칙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넘어설 수 없는 마지막 경계선,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 삶의 원칙’ 하나쯤은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지, 어느 늙은 인디언의 이야기에서 배워보면 어떨까요.


공주 공산성


 “‘포타 라모’라는

한 인디언  노인이 시장에

 나와 좌판을 열고 양파를 팔고  있다.

 어느 날 시카고에서 날아온  백인이 다가와 물었다.


“양파 한 줄에 얼맙니까?”


“10센트입니다.”

“두 줄에는 얼맙니까?”

“20센트죠.”

“세 줄에는요?”

“30센트라오.”


그러자 백인이 말했다.

“별로 깎아 주는 게 없군요. 세 줄을 25센트에 파시죠.”

“그렇게는 안됩니다.”

인디언 노인은 느리지만 단호한 어조로 대답했다.


다시 백인이 물었다.

“그렇다면 여기 있는 것 다 사면 얼맙니까?”

백인은 ‘떨이’로 사보겠다는 속셈이었다.


 인디언 노인은 그 백인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게는 팔 수 없습니다.”

백인은 의아해하면서 물었다.

“왜 못 파신다는 거죠? 양파 팔러 나오신 것 아닙니까?”


늙은 인디언은 깊은 호흡으로 담배 연기를 들이마시며

천천히 그리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나는 여기 단지 양파만을 팔려고 나와 있는 것이 아니라오.


 난 지금 내 인생을 살려고 여기 나와 있는 거요.”


늙은 인디언의 예상치 않은 대답에 백인은 적이 당황했다.


늙은 인디언은 굵게 팬 주름 사이로 흐르는 땀을 갈퀴같이 험해진 손으로 닦으며 말을 이어갔다.

“나는 이 시장을 사랑합니다. 북적대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붉은 서라피(어깨나 무릎 덮개 등으로 쓰는 색깔이 화려한 모포)를 좋아하지요.


나는 햇빛을 사랑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종려나무를 사랑합니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담배를 태우고, 시장 통 아이들과 소란스레 얘기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나는 여기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날마다 느끼지요.


이게 바로 내 삶입니다.

그 삶을 살아내기 위해

나는 하루 종일 여기 앉아서 양파를 팔고 있는 거랍니다.

그러니 당신에게 이 양파들을 몽땅 팔아치운다면 내 하루도 그걸로 끝이 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나는 어디 가서 내가 사랑하는 것들과 함께 지낼 수 있을까요?

결국 다 잃게 되는 것 아닐까요? 그러니 그렇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선글라스를 낀 채 거만하게 서 있던 백인은 더 이상 인디언 노인을 내려다볼 수 없었다.


그는 선글라스를 벗어 들고 양파 파는 노인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가을 해가 남겨놓은 그림자 속에 그 백인은 인디언 노인보다 한없이 작아만 보였다.”

이전 02화 실패해도 괜찮아,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