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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쁨문고 Aug 13. 2024

안녕하세요 드리킴입니다.

같이 글을 만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언젠가 예의를 갖춰 글을 쓴다면 굳이 필명으로 불러달라셨던 것이 기억나 익숙지 않은 이름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필명을 들었던 기억이 없어 오늘은 특별히 호칭 없는 편지를 받으시게 될 겁니다.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저는 금요일 연차를 내고 목요일 늦은 밤 고향으로 내려가는 기차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금요일 연차를 쓰면 주말에 이어 신정까지 4일을 내리 쉴 수 있거든요. 목요일 밤에 내려가니 체감상 5일이나 쉬는 느낌도 나고 말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4일이나 쉬고 싶기 때문에 연차를 사용했다는 건 핑계이고 제 게으름 때문에 연차를 쓰게 되었습니다. 금요일 퇴근하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기차표 예매하는 걸 잊었지 뭡니까. 이번 주간이 아버지 생신인데도 내려가는 걸 깜빡하는 바람에 하루 연차를 쓰고선 효자인 척 고향으로 내려가는 중입니다.


 그러고 보니 벌써 한 해가 끝나가고 있더라고요. 올해는 개인적으로 실패의 기억이 거의 없는 한 해였습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지 않았거든요. 그래도 내년은 다를 겁니다. 새로운 목표들을 세우고 이뤄갈 거니까요. 소름이 돋습니다. 왠지 이 말, 우리에겐 떼려야 뗄 수 없는 익숙한 표현이니까요. "올해는 다르다."


 제 다짐을 채 말하기 전 흥분할 수밖에 없는 말을 내뱉어 버렸습니다. 우리에겐 롯데자이언츠란 공통분모가 있으니까요. 이 말이 공식적이자 범용적으로 사용된 해가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군대를 전역하고 대학으로 복학했던 2013년부터가 아니었나 싶어요.




 2012년까지는 자이언츠 팬들에게는 참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때까진 야구를 잘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일단 지지 않을 거 같은 야구를 했었거든요. 2013년, 저는 작년의 주요 키워드였던 '노피어(No Fear)' 정신을 외치며 '직관'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 화끈한 야구의 맛을 더 이상 TV로만 볼 수 없겠더라고요. 여기에는 대학교 같은 과 선배들의 공이 컸습니다. 아, 탓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2013년은 자이언츠에 지지 않을 것 같은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던 정신적 지주였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떠나고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는 첫해였어요. 만년 4강을 뛰어넘어 페넌트레이스 1위,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려야 하는 위상의 팀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겠죠? 마침, 당시의 저에게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 여성이 선정한 이상형 2위를 탈출할 기회였거든요. 만년 2위인 군인을 제치고 민간인(1위)이 되던 뜻깊은 해였으니 말이죠.


 아시겠지만, 자이언츠는 2013년 이후 2017년을 제외하고 포스트시즌에도 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년 다른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팬들은 아직도 '올해는 다르다'는 말을 버릇처럼 하고 있어요. Win Now를 외쳤던 2023년도 어느새 지나가고 있습니다. 매년 당장 우승권에 도전할 거라 했던 팀이었으나, 얇은 선수층과 굵직한 베테랑을 보유하지 못한 채 매해 리빌딩하는 팀이라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자이언츠가 그렇게 매번 다른 기대감 안고 시작했던 연초와는 다르게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는 동안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가요? 저는 학생의 신분에서 취업했고, 공학을 전공하다 지금은 인사업무를 하고 있네요. 일로는 우울증을 견디는 단계부터 적응의 단계까지 매년 다른 모습으로 변해왔습니다. 사적으로는…. 음…. 다양한 목표를 하나씩 이뤄갔던 거 같아요. 매년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다짐으로 새해를 열었던 거 같습니다.




 제 새로운 목표는 글을 꾸준히 쓰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올해는 다르다고 하며 이뤄왔던 것들을 정리해 보려 해요. 그래서 최근엔 블로그를 통해 매일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생각을 정리한다는 거창한 목표가 아닌, 꾸준함을 익히기 위해 여러 방식의 글쓰기를 해보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블로그를 운영한 지 갓 한 달이 넘어가는 시점입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매일 꾸준히 무언갈 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네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좋아하는 분위기와 좋아하는 분야를 더해서 글을 쓸 수는 없을까. 목표가 있다면 새로운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올해는 정말 다른 한 해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말이죠. 이렇게 생각하니 다양한 취미가 있지만, 깊다고 할 만큼의 광적인 취미가 없는 것이 괜히 아쉽습니다.


 최근 10여 년간 꾸준히 한 것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결국 야구 직관인 거 같아요. 응원도 하고 비판과 비난도 많이 해왔습니다. 좀 더 넓혀 야구 관람의 시작은 20년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가려나요. 부산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생겨버린, '원죄'로써 롯데 자이언츠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누구도 강요한 적 없었죠. 네이버 스포츠에 접속해 야구를 틀어 놓고 보내던 청소년기까지 합치니 자이언츠를 바라보고, 응원했던 기간이 꽤 길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저랑 글 한번 써보실 생각 없으신가요? 훨씬 더 꾸준히 글을 써오셨고 야구에 대해 더 딥(depp)하고 헤비(heavy)하신 팬이라는 걸 알지만, 저같이 라이트(light)한 팬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은 또 새로운 인사이트를 줄 수 있으니 말이죠. 어차피 야구 이야기하는 척하면서 일상 이야기 쓸 거예요. 야구 잘 모르니까요.


 그래도 혹하는 마음이 드신다면 답장 부탁드려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최소 자이언츠 경기를 보며 투덜거렸던 횟수만큼 충분히 고민하고 되뇌신 이후 답장 부탁드립니다. 같이 한다면 조금 다른 한 해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 이만 말을 줄입니다. 미리 인사드려요. Happy New Year.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드리 올림 -


【 첫 번째 편지에 대한 답신 】

https://brunch.co.kr/@kc2495/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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