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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앞에서 조급해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 질문

by Beca

저는 어떤 사건을 보고 궁금하거나 혼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거나 친구들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가 종종 있어요. 요즘은 메모 식으로 GPT에 적기도 하는데 GPT가 대답도 해주니 그 질문을 좀 더 깊이 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AI의 위협에 대해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요. 요즘 그런 말 많잖아요 미래에는 웬만한 직업들이 70% 사라진다는 이야기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 종종 멈칫하게 되긴 해요. 물론, '나 말고 이건 모든 사람이 마주하는 문제야', '나 혼자하는 걱정이 아니야' 라고 긍정할 때가 있기도 하지만, 여전히 근데 계속 가지고 있는 궁금증인 것 같아요. AI에 대한 긍정 부적적인 기사는 계속 나오고 있어서, 읽다 보면 헷갈릴 때가 있어요. AI가 금방 그림이나 이미지를 만든다고 하면, 창작 분야는 끝났구나 싶은데, 아직까지 3D로 제작하는 건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말을 들으면, 그런가 하고요. 그 말을 듣다 보면 계속해서 AI를 내가 공부해야 뉴스에서 말하는 게 과장된 건지 진짜인지 알 수 있겠구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지난주쯤, 국가 회계사 시험에 막 합격한 회계사들이 요즘은 직장을 못 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저에겐 좀 크게 다가왔어요. 요즘은 교류하진 않지만, 2~3년 전에 알던 지인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회계사 공부한다고 회계사가 될 거라고 그 꿈만 바라보고 공부하던 친구였어요. 하지만 AI로 회계서 시험에 합격해도 갈 곳이 없다는 말이 꽤나 충격적이고 '그 친구는 뭐 하고 있을까? 이 뉴스가 그 친구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진짜, 이렇게 빨리 바뀌고 세상은 우리 보고 빠르게 배우라고 푸시를 하는 것같이 느껴지기도 해요. 유튜브 이런데 보면, 지금 알지 않으면 뒤처지는 AI 툴, 스킬 들이라는 제목들로 계속해서 채찍질한다고 해야 할까요.


이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어렴풋한 정답을 찾은 것 같기도 해요. 결국 AI를 빨리 배워서 무언가를 빨리 만드는 것보다, 본질적인 질문, 의미를 설계하는 것, 즉 '정확히 누구를 위해서? 뭐 때문에, 나는 왜 이 도구를 쓰는가?'라는 질문이 좀 더 뾰족해지면, 조급한 마음이라던가, 뒤쳐지면 어쩌지 라는 불안이 걷히고 조금씩 내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성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곧 2026년을 앞두고 ‘새로운 툴을 배워야겠다’, ‘새로운 스킬을 익혀야겠다’고 막연히 다짐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그 전에 잠깐만 멈춰서, 흐름에 휩쓸리기보다 스스로에게 한 번쯤 ‘왜?’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좋겠어요. 그 질문이 생각보다 단단한 중심이 되어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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