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의 밤들은 휴식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통증이라고 해야 옳다. 나의 밤은 그 누구의 밤처럼 평화롭지 못했다. 나의 밤은 모두 내가 아닌 그 누구만을 위한 밤이었기 때문이다. 밤새 잠 못 들고 쓰라린 가슴을 움켜잡고 어둠을 견뎌야 했다. 그래서 나의 밤은 통증이었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그 밤들이 내게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지라도 차마 그 밤들을 냉정히 떨쳐 버릴 수는 없다. 그것은 내 심장 한구석을 도려내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고통스러워 너무도 처절했던 그 밤들을 견뎌내면서 나는 내가 내 삶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종종 가만히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어깨를 들썩거리며 운다. 내가 우는 것은 슬퍼서가 아니다. 그것은 내 청춘의 지난날에 대한 일종의 애도와 같은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때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다. 나는 내 삶을 사랑하지 못했다. 아니, 사랑하는 법을 몰랐다고 해야 옳다. 사랑의 대상에 나 자신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돌보지 못했던 것이다. 아니다. 나 자신에게 너무도 미안해서 돌보는 법을 몰랐다고 핑계라도 대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 울어야 한다. 나를 사랑하지 못하고 나를 돌보지 못한 것에 대한 뉘우침의 몸짓으로 나는 울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나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나는 내 삶을 사랑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삶이 보다 의미 있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 때로는 나 자신이 한없이 부족하고 약한 존재라는 것을 절실히 느낄 때도 있지만 결국 나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받아들이고 나 자신을, 그리고 내 삶을 몹시, 그리고 간절히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내 삶을 사랑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늘 용기를 내야 한다. 세상에는 맞서 싸울 일보다 묵묵히 지나쳐야 할 일들이 많은 법이다. 지나쳐야 하는 일은 맞서야 할 때보다 더 큰 인내와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내 삶을 사랑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늘 내 안을 들여다보면서 깨어있기 위해 애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단 한 번의 따뜻한 눈길도 건네지 못하고 소중한 순간들과 소중한 사람들을 놓쳐버리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담백한 삶을 추구하려는 것이다. 담백한 삶 속에 내가 바라는 행복이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다. 내 머릿속에는 아직도 떼어내야 할 욕망들이 껌딱지처럼 덕지덕지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이 내 머릿속을 산란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가끔 불안한 것이다.
나는 내 안의 불안들을 털어버리기 위해 침묵 속에서 끊임없이 걷고 또 걷는다. 그리고 나는 기도한다. 아니, 나는 하느님께 묻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살기를 바라시냐고. 그리고 나는 조용히 몸과 마음을 다하여 듣는 것이다.
언제나 내 기도는 내 삶을 사랑할 수 있어서, 아니, 내가 지금 이 순간 살아 있어서 감사하다는 기도로 끝난다. 나는 나를 사랑하므로 오늘 나는 내 삶을 더욱 사랑하게 될 것이다. 오늘은 유난히 봄볕이 따사롭다. 그렇다. 나는 오늘을 사랑한다. 그리고 당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