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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작희작 Oct 07. 2023


 아무것도 움켜쥐지 않고 그저 자신의 주먹만을 단단히 움켜쥐고 태어나 마지막에는 긴장의 손 풀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난다. ‘공수래공수거’는 그동안 무엇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왔던 시간을 잠시 허무하게 만든다.


 세상에 오롯이 ‘내 것’이란 것이 있을까?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않는 이상, 세상의 모든 것은 타인의 공을 뺄 수 없기에 그저 렌트하고 돌려주는 삶이다. 예술이 아름다운 이유는 창작을 통해 자신의 것을 순수하게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무엇을 손에 쥐기 위한 우리의 손은 터무니없이 작다. 이 작디작은 손으로 무엇을 그렇게 쥐고 싶어서 있는 힘, 없는 힘을 쥐어짜며 살고 있을까. 그 남아있는 힘으로 ‘이미 있는 내 것’을 쓰다듬으며 “늘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라고 말할 수 있는 마음과 시선이 필요하다.


 지금 지니고 있는 것들 또한 그때 얼마나 욕심냈던 것들이었나. 그때 그 순간의 ‘얻은 느낌’은 그리 오래가지 않고 또 다른 ‘얻음’을 향해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은 마치 무한의 소유욕이란 쳇바퀴 위에서 영원히 허둥대는 꼴.


무엇을 얻기 위해 상대에게 두 손을 내미는 모습을 그려보면 왜 이리도 초라해지는지. 바라던 것을 얻는다 해도 이미 바닥으로 내려간 자존이 다시 올라오기란 어렵다. 받으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바닥까지 내려간 자존을 버리고 손바닥 하늘로 올려 상대에게 갈구하는가. 초라함이 아닌 당당함으로 상대를 마주하기 위해 해야 할 것은 ‘받기 위해’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닌 ‘받쳐주기 위해’ 손을 내밀어 주는 것. 지쳐있는 상대에게 가뿐히 손 내밀어 “같이 가자.”라는 따뜻한 손길이야말로 가장 멋진 손기술이다.


세상과 내가
함께 따뜻해지는 손기술로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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