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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작희작 Aug 31. 2023

 자유에는 ‘초월’이 깔려야 ‘진정한 자유’가 완성된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마음과 행동. 이러한 자유를 대표하는 동물을 꼽자면 ‘새’가 먼저 떠오른다.


 자유를 온몸으로 만끽하는 모습을 연상하라고 한다면, 푸른 초원 위에서 두 팔 벌려 빙그그르 몸을 돌리는 모습이 떠오르는데 이건 마치 새가 날개를 활짝 펼친 모습 같다. 이 작은 몸뚱이라도 가슴 최대한 펼쳐 자유의 기쁨을 온몸으로 만끽하고 싶은 ‘최대치의 오픈 자세’가 아닐까.


새들 또한 자유로움만 누리는 것은 아닐 테다. 그들만의 희로애락이 담긴 ‘삶’을 살아간다. 새들의 날갯짓에는 분명 가족에 대한 책임, 적으로부터의 보호,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야 하는 압박 등의 무게가 담겨있을 것. 다만 우리는 공중을 자유로이 비행하는 ‘가벼운 몸짓’만 보았을 뿐. 그들에게 날갯짓은 단지 시간을 때우는 허튼짓이 아니다.


새들에겐 ‘후진’은 없다. 막막하고 보이지 않는 전방이라도 우선 가고 본다. 만약 그곳이 자신에게 위험이 된다면 재빨리 방향을 틀면 그만이다. 그들에게 삶이란 ‘일단’ 무엇을 만나든 상관없이 용감하게 날개를 펼쳐 비행하고 이리저리 방향을 틀어보는 것. 남겨진 기회비용에 미련 가득 고개를 돌려보는 나와는 반대로, 그들은 미련 따윈 미련한 생각이라는 냥 다시 방향을 틀고 거침없이 앞만 보며 날아간다. 


 새들이 목적지 없이 한가로이 비행하는 것 같지만 한 곳에 둥지를 틀어 집을 짓고, 짹짹 거리며 배고픔에 입 벌리고 있는 아기새들에게 먹이를 나르는 너무나도 선명하고 분명한 새들의 목적의식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인 나보다 더 삶에 충실하고 진심이다.


새의 날개를 보라.
또한
그 날갯짓의 무게도 함께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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