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인생이 참 재미가 없다 느껴질 때가 있다.
일도 그렇고 , 집도 그렇고 매번 쪼이는 계획을 세워 달성하는 것도 지치고
(생각해 보니 목표 달성한 적이 없는 것 같다. 맛집 가는 계획 말고는......)
뭔가는 해야겠는데 , 도무지 의욕이 나지 않을 때
나는 근처 맛집을 간다. 아니 그냥 시간이 나면 가본다.
예전에는 삶의 의욕을 느끼려면 시장을 가보라 했는데 그 옛날 시장들은 없어진 지 오래고
사람들도 붐비지를 않는다. 재래시장이 더 가라앉은 느낌이랄까.
여하튼 누군가 맛집이라고 얘기 하면 가보고 싶고 , 가서 보면
왠지 모를 활기가 느껴져서 맛집 가기를 좋아한다.
맛집의 음식이 맛이 없다 하여도 사람구경에는 최고의 장소다.
우선 그곳에는 줄 서기가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아이들도 다 동등하게 줄을 선다.
부자이거나 권력 있거나 다 모르겠고 그냥 1인, 2인으로 기다려야 한다.
니 차가 얼마짜리든 니 근육이 얼마나 멋진지도 모르겠고, 머릿속에 어떤 지식이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냥 이 한 그릇의 음식을 먹으려면 공평히 줄을 서라.
어떤 권력자가 이 서민의 음식 먹으려고 쓸데없이 힘을 낭비하겠는가?
어떤 이들은 쓸데없는 시간낭비라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묘한 쾌감을 느낀다.
" 아.. 거기 아저씨 뒤로 가세요 , 줄 서시라고요" ( 내 뒤로 가세요)
우리 가족들 특히 아버지는 줄 서기를 극도로 혐오했다.
그래서 맛집 가족외식은 한 번도 없었다. 한때 나의 작은 로망은 붐비는 시장에서 오랫동안 줄 서서
맛있는 음식같이 사 먹는 남자랑 친해지기였었다.
여태껏 이룰 수 없음이 안타깝지만, 할머니가 되면 이룰 수 있을까? 기다려 본다
그리고 또 재밌는 것은 사람이 많다 보니 그 집만의 특이한 방법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대기자들 달래기 위해서 음료서비스라던지, 어떤 집은 배드민턴 채를 둔다던데 믿거나 말거나.
오래 기다린 손님들에 대처하다 보니, 유달리 빠르고 능숙해진 손놀림이나 대처방법이든지.
음식도 한 가지만 오래 많이 하다 보니 , 그 집만의 독특한 맛이라던지, 조리방법이 있다.
별건 아닌데 아이디어가 빛나게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 신박한 방법들을 만나면 ,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다들 적응하려고 , 해내려고 애쓴 노고가 보여서 마음이 즐거워 진다.
이런 것에도 신경을 쓰는 구나
그리고 기다림 끝에 자리에 착석하면 왠지 모를 흐뭇함이
드디어 음식을 맛볼 수 있구나 , 슬쩍 기쁜 마음이 된다.
이것도 마케팅의 일부인가 싶지만 , 이 왕 줄선거 속아주자
드디어 주문을 하고 , 영광의 그것
음식이 나오면 대부분 먹어 본 맛이지만 , 그 집만의 특징이 보인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포인트, 맛이 다르던지 , 분위기가 다르다던지
가격대비 가성비가 좋든지, 매력이 한 가지는 숨어있다.
줄 서서 기다기로 음식을 주문하고 맛보면서 이 집은 왜 유명한가
탐정처럼 찾는 재미도 있다. 영영 못 찾는 집도 있기는 하지만....
마지막으로 계산을 하고 나올 때 대부분은 그 집주인일 경우가 많은데
장사 잘되는 집의 여유를 그 사람을 보면서 느낄 수 있다.
엄마와 나는 나오면서 꼭 맛집주인의 관상을 본다.
음 사람이 후덕하게 생겼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 같아, 딱 알차게 보이네
대부분은 여유로운 인상이다. 기분 좋게 해주는
그냥 인생이 잘 풀리는 옆집 아저씨 보는 신기함이 느껴진다.
아 나도 그런 인상이고 싶은데, 될 수 있으려나 ......
맛집이니 뭐니 다 홍보고 마케팅에 의한 광고에 지나지 않을 수 있지만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상관없다.
나는 큰돈 들이지 않고 오늘 하루 일상의 재미하나 더 했으니
충분히 유명세는 치른 셈이다.
앞으로도 계속 맛집을 찾아 다닐꺼다.
사람들을 보고 그 사람들을 맞이하는
그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