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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홀로 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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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수 Feb 18. 2024

자격

굳이

잘 살아야지만

행복할 수 있다면

봄밤 달빛 허공으로 흩어지는

달콤한 매화 향기가 가엾다


그렇게

바르게 하루하루를 쌓아가야만

비로소 웃을 수 있다면

이유도 없이 불쑥 찾아와 내 마음의 잔을 채우던

네 여름 저녁도 덧없을 뿐이다


어쩌다

이 깊은 외로움이 네게도 있다면

가을 아침 햇살에 기러기 날아가고

삭풍에 나뒹구는 마른 잎새에도

부끄러운 눈물을 감출 필요는 없다


그저

얼어붙은 저 겨울 강물 아래

내 삶이 흐르듯

우리의 사랑에는

아무런 조건도 따라붙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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