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홀로 02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윤수 Feb 18. 2024

자격

굳이

잘 살아야지만

행복할 수 있다면

봄밤 달빛 허공으로 흩어지는

달콤한 매화 향기가 가엾다


그렇게

바르게 하루하루를 쌓아가야만

비로소 웃을 수 있다면

이유도 없이 불쑥 찾아와 내 마음의 잔을 채우던

네 여름 저녁도 덧없을 뿐이다


어쩌다

이 깊은 외로움이 네게도 있다면

가을 아침 햇살에 기러기 날아가고

삭풍에 나뒹구는 마른 잎새에도

부끄러운 눈물을 감출 필요는 없다


그저

얼어붙은 저 겨울 강물 아래

내 삶이 흐르듯

우리의 사랑에는

아무런 조건도 따라붙지 않기를




이전 01화 누구니 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