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바람 08화

번뜩

by 이윤수

번뜩

이윤수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벌새는 꿀을 빨고

사자는 사슴을 죽이고

소똥구리는 똥 속에 살고

부장님은 성질내고

진상 손님은 잘났고

주가는 떨어지고

마누라는 잔소리하고

아이들은 게임만 하고

디스코텍에는 웃음이 넘치고

숲 속 시린 창 밖에

밤새 소리 없이 눈이 내리고

푸른 전나무 가지가

시름에 우지끈 부러지면


별에서 온 우리는


별로 돌아간다


흙도 미소도 흔적도 남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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