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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NECT WITH PARK Dec 06. 2024

질문의 힘

나에 대해 좀 물어봐줄래? 

4명 이상의 모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자리에서는 속 깊은, 대화다운 대화가 오가기 어렵다. 

대개 대화의 주제가 공중을 떠다니거나, 가벼운 일상 이야기에 맴돌거나, 목소리가 큰 한 사람이 대화를 주도하며 이야기를 쏟아내면 다른 사람은 그 이야기를 듣고 동조하는 분위기의 시간들이 이어진다. 왁자지껄 신이 났으나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허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만남은 1:1로 마주 앉아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그런 순간에는 내가 온전히 상대의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고, 상대도 내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준다. 

서로의 표정을 살피며 말의 뒤편에 담긴 의미를 알아차리기도 하고, 작은 손짓의 변화와 자세의 변화로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자리에서는 나도 억지스럽지 않게 나를 드러내게 된다. 상대가 나를 궁금해하며 시시콜콜 질문해 주는 자리에서는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하거나, 내 경험의 의미를 새롭게 되짚어보게 되는 경우도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이어가게 된다. 


질문의 힘

누군가 내 표정이나 말투에 담긴 작은 변화까지 읽어내고,
"괜찮아? 무슨 일이 있어?" 같은 질문을 던져준다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가?
심지어는 내가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정말 그래?"라는 질문을 받을 때, 그 질문이 내 삶에 던지는 충격은 그 어떤 충고나 조언보다 깊다.

예를 들어, 휴가철에 여행 계획을 세우느라 바쁜 와중에
"정말 여행을 가고 싶은 건 맞아?"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내 욕망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게 될지도 모른다.


좋은 질문은 사람을 성장하게 만들고,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게 한다.
이런 질문은 상대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에서 끝나지 않고, 상대의 내면 깊숙한 곳까지 다가가는 역할을 한다.


대화는 단지 말을 주고받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이해하며, 새로운 시각을 얻는 과정이다.

누군가 내 삶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묻고 들어준다면,
내게는 그 어떤 고난도 이겨낼 용기가 생긴다.

우리가 서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곧 사랑의 표현이며,
상대방의 삶에 진심으로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의 표시일 테니. 


다음에 누군가를 만날 때는,
그 사람의 눈을 바라보며 이렇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


"요즘 당신을 가장 설레게 하는 일이 무엇인가요?"
(그 사람의 현재 삶 속에서 기쁨과 활력을 주는 순간을 공유하게 만드는 질문)


"최근에 가장 깊이 생각하게 만든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그들의 삶에서 의미 있는 경험을 이야기하며 연결감을 형성하는 질문)


"지금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그들의 우선순위와 내면의 진심을 이해할 수 있는 질문)


"당신이 지나온 길에서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감사와 성찰을 끌어내며,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질문)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질문)


이 하나의 질문이 당신과 상대방 모두에게 새로운 대화의 세계를 열어줄지도 모른다.


이렇게 물어봐 주는 사람이 지금 당장 옆에 없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내가 나에게 물어보면 된다. 

"지금 나를 가장 설레게 하는 일은 뭐지?"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가 뭐지?"

"내가 지나온 길에서 가장 감사했던 순간이 언제였을까?"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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