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와 사막
사막은 이집트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다.
지구상에 그런 풍경이 존재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신기한 일 아닌가. 가능하다만 그 적막함이란 것을 느끼며 며칠 묵어보고 싶었다. 이집트에서 할 수 있는 사막은 여러 곳이 있지만 2006년 첫 여행에서 내가 선택한 것은 시와였다.
시와를 가기 위해는 고속버스를 타고 이동했어야 하는데 정말 신기한 경험을 했다.
도심을 벗어나고 나면 버스는 양 옆으로 정말 끝없이 모래만 펼쳐진 외로운 이차선 도로를 달리는데 신기한 것이 중간중간 정류장이 있다는 것이다. 작은 팻말 같은 것이 하나 서 있고, 가끔 그런 포인트에서 사람들이 내리는데 내려서 대체 어딜 가나 싶을 정도로 주변 환경은 황량하다.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은 내리고 타기를 반복한다.
시와에서는 1박 2일 사막투어를 신청했다.
사막 캠프에서의 하룻밤이라니 너무나 설레는 투어 아닌가!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래밭이 취향인 분이 아니라면 굳이 1박 2일은 추천하지 않는다. 조그마한 오아시스 마을에서 출발하는 투어 버스는 한참 동안 사막 듄을 오르락내리락하는데, 재밌는 기분은 딱 5분. 온통 모래인 지역을 바라보는 것이 신기한 것도 딱 10분이다.
내가 신청한 투어에는 여러 나라의 여행객이 참가했다. 동양인은 나와 중국인 남자애 한 명이었고, 나머지는 미주나 유럽에서 온 학생들이었다. 그들은 여행지에서 조인된 그룹 같았는데 지프를 타고 꿀렁거리는 드라이브를 꽤 즐기는 듯 보였다. 손잡이를 꽉 잡은 상태로 점점 하얗게 얼굴이 굳어가는 것은 중국인 남자애와 나뿐이었다.
투어는 사막의 다양한 포인트를 둘러보는데 오아시스, 핫스프링, 보드를 탈 수 있는 높은 듄 이렇게 3곳 정도가 주요 포인트였다. 해가 떠있는 동안의 모래는 발로 밟는 것이 괴로울 정도로 뜨거웠다. 그리고 주변 어디를 둘러보아도 아무것도 없는 그냥 모래뿐이다.
사막 한가운데 서서 지프를 타고 신난 친구들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대체 뭐가 신난 걸까?
스피드, 불안정함, 사고 직전까지 달려가는 것 같은 위기감, 사람은 왜 그런 것을 즐기는 것일까?
한 구석에 피해 서서 있지만 이렇게 피한다고 위험이란 것은 피해 갈 수 있는 것일까?
해가 저물고 캠프에 도착했다.
드라이버들은 모닥불을 피우고 저녁을 준비해 주었다. 모래와 밥이 반반 섞인 알 수 없는 음식을 먹고 잠에 들었는데 제대로 잠은 자지 못했던 것 같다. 드라이버들은 밤새도록 노래를 부르고 놀았고 그 노랫소리가 아스라이 멀어져 가는 어떤 순간 잠깐 잠에 들었지만 곧 떠나야 한다고 텐트를 두드리며 깨웠다.
사막보다는 이 돌아오던 길을 잃을 수가 없는데 오아시스 마을에서 꽤나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차를 타고 5분쯤 달려 코너를 돌고 나니 바로 마을로 들어섰다. 약간 허무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신비로웠다. 마을의 코너에서 잠시 뒤를 돌았을 뿐인데 나는 이 동네 전체가 큰 모래더미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나의 세계관이라는 것은 대체 얼마큼의 그릇인 걸까?
사막에 머물며 예술가처럼 글을 좀 끄적거려보고 싶었는데 1박 2일의 사막투어를 하고 나니 그런 마음은 사라졌다. 적막한 고요 속에 머물면서 사색을 즐기기엔 아직 나는 모자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많이 보고, 더 다양하게 만나보고, 아직은 복작거리며 사람들 속에 섞여서 배울 것이 더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