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나 감각에서 나온 판단이다. 많은 의사결정권자들은 직관에서 판단을 하여 성공한 사례를 자주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패도 부지기수 많을 것이다. 단지 말을 안 할뿐이다. 신속하게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간혹 직관을 활용한 판단을 하는 경우에는 운에 맡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직관은 전후 맥락을 파악하고 기존에 축척된 데이터를 뇌에서 감지하여 판단하는 것이기에 이것도 어느 정도는 분석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다. 그래도 우린 합리적이고 바른 판단을 위해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고영성, 신영준 작가가 쓴 "일취월장"이란 책을 보면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잘 정리해 놓았다.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항목별로 조직 관점에서 스스로 재정의해 보았다.
1. 인식론적 겸손을 갖췄는가?
누구든 자신의 주장이 틀릴 수 있다는 인식론적 겸손이 필요하다. 많은 리더들은 본인이 옳고 상대가 틀리다는 생각을 갖고 토론을 하게 되고 결과는 리더의 이야기만 하고 끝나는 자리가 된다. 본인이 옳기에 경청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 우리가 인식론적 겸손을 갖출 때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게 된다.
2. 선택 안은 정말 충분한가?
인식론적 겸손함과 연결되는 과정이다. 하나의 일방적 의견보다 다양한 의견들이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도 솔직히 이야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조직에 언로가 막히면 안 되는 이유이다. 다양한 선택 안이 나와야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다.
3. 검증의 과정은 거쳤는가?
선택 안들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작은 테스트를 통해서도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자주 하는 MVP(minimum viable product)처럼 작게 출시하고 시장 테스트를 통해 피벗팅하는 과정이 검증 과정이다. 단, 조심해야 할 점은 검증과정이 너무 늘어지면 의사결정이 늦어져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증 과정은 최소화해서 신속한 결정에 무리가 없도록 해야 한다.
4. 경쟁자를 생각했는가?
시장에서 경쟁자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경쟁자의 현황이 고려되어야 나의 포지셔닝이 적절한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것 또한 검증의 단계일 수도 있다.
5. 최악의 시나리오를 그리고 대비했는가?
이 항목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시도조차 안 하고 주저앉을 수 있다. 하지만 이 항목은 도전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라 한 번의 실수가 조직을 와해하게 되는 사례가 있기에 그것을 예방하자는 의미이다. 최악을 고려하면 우리가 피해야 할 사항들이 보이고 더 확실한 결정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조직 내 의사결정 과정은 다양하다.
여기에 언급된 5 항목을 갖고 조직에 적용하면 훨씬 나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단, 리더의 포용력과 수용력이 클수록 더 나은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은 자명하다.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 중요한 것은 리더와 같이 있는 동료가 진솔되고 우수한 인재여야 하고 우수한 인재들의 의견을 포용하고 수용할 수 있는 인식론적 겸손함이 체득된 리더가 존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