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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Sep 24. 2023

가을 숲을 걷다 보면~~

가을은 전설이 되어간다.

한적한 수풀 길을 걷고 있노라면

지나온 시간들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숲 속 길에는

장대 키의 나무들과 수풀들이 우거져 있다.

신선한 공기를 갖은 바람이 불어오고

어디서 날아왔는지 새들은 자신들의 비밀들을 나무들에게 공개한다.


풀 벌레들은 종종걸음으로 신나게

여행을 하고 햇별은 나무 우산의 작은 틈 속으로

자신의 얼굴을 내민다. 가는 빛줄기는 숲 속의

낭만을 더욱 부추긴다.


길에 앉아 있는 돌들은

멀어져 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를 아쉬워하며

서로를 위로한다.


낙엽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숲 속 누구의 잠도 깨우지 않으려고 사뿐히 자신의 자리를 잡는다. 그 숨소리 없는 낙엽 위로

네 박자의 화음이 숲 속으로 울려 퍼진다.


사람들은 가을의 오고 감을 숲 속의 색감으로 알아

차린다. 어느새 나무 옷들은 갈색으로 변해 있고

풀숲의 공기는 사람들의 얼굴에 차가운 낙서를

하고 간다. 빛줄기에 비친 그의 얼굴은 해맑은 아이틀의 얼굴 같다.


사람들의 감성은  찡그리고 미소 짓고 늘 움직인다.

가을은 우리의 변하는 감정을 감싸 안아준다. 찡그린 인간의 감성을 미소로 만들어 주고 미소진 인간의 감성을 낭만으로 보듬어 준다.



가을 들녘길을 거니노라면 노란 이불의 품속으로 몸을 던지고 싶어 진다. 멀리서 바라보는 들녘은 누가 똑같이 가위질을 한 것처럼 너무 정돈되어 있지만  다가선

들녘은 하나하나의 쌀알들이 영글어져 줄기마다 자신들만의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여름의 폭염과 폭우를 이기고 자란 그들의 성숙함은 나를 고개 숙이게 한다.


서늘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들녘의 벼 이삭들은 서로의 얼굴을 비비며  사랑을 영글어 간다. 밀짚모자 아저씨들은 들넉 곳곳에서 새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며 동네방네 새들의 이야기를 소문낸다.

 

새들은 정말 시끄럽다.

그리 세상에 할 이야기가 많은지 밀짚모자

아저씨가 말려도 자기네들만 좋다고 끽끽 거친다.


물장구치던 아이들은 물속에서 전달되는

차가음의 감촉에 놀라 다시는 물에 발을 담그지

않는다. 아이들은  물이 자신들에게

차갑다고 미리 이야기해 주지 않은 것에 서운해하며

손으로 세차게 물 표면을 친다.


가을의 풍경은 너무나 평화롭다. 그리고 사랑스럽다. 가을 풍경의  잔잔함은 우리 가슴속에 추억이란 단어와 시간의 아쉬움을 남기고 낙엽처럼 서서히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의 가을은 조금씩 자신을 성숙하게 만들어 자신만의 열매를 맺고 가을의 전설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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