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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Aug 15. 2023

가을이 우리에게 속삭인다. 이렇게~

가을 소리가 들린다.

새벽에 잠에서 깬다.


누구에겐 밤이지만 누구에겐 새벽이다. 잠자는 이에게는 밤이지만 잠에서 깨어 일하는 이에게는 새벽이다. 같은 시간에 존재해도 상황에 따라 느끼는 시간은 상대적이다. 자연은 시간을 자연스럽게 우리들에게 전달한다.


 언제부턴가  매미소리가 사라지고 귀뚜라미 소리가 들린다.


창문 밖으로 아직 어둠이 깔려있지만 가을은 벌써 활동을 한다. 소리를 듣다 보면 귀뚜라미만 울지 않고 다양한 곤충이 같이 울고 있다. 여름의 더위는 아직 가시지 않았으나  자연의 변화는 이미 우리들에게 다가와 있다.


 장마, 태풍, 폭염이란 자연의 질책이 우리를 야단치고 자신의 존재감을 충분히 뽐내고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그 빈자리를 시원한 바람, 푸르고 높은 하늘, 단풍이 서서히 채워가고 있다.


매미는 일주일을 살기 위해 7년 이상  동안 애벌레에서 기나긴 기다림을 갖고 세상에 나온다.


세상에 나오기까지 길고 힘든 시간이었으나 세상에 나와서는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다  자연으로 다시 돌아간다.


자연은 잊지 않고 때가 되면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다.


 풀벌레가 가장 먼저 가을의 소리를 우리들에게 알리면 나무의 색감이 다채롭게 우리들 곁에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색감이 진해지면 낙엽이 주변을 감싸고 가을이 겨울에게 조금씩 자신의 자리를 넘겨준다.



 여름이 아직은 자신의 향기를 간직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자연은 그렇게 때가 되면 가을을 우리 곁에 데려온다.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이다. 자연의 흐름에 인간도 자연스럽게 물든다.


봄의 생기가 여름의 풍성함으로 가을의 무르익음으로 그리고 겨울의 마무리로 자연으로 돌아가듯 인간의 삶도 신선함과 활기찬 향기가 성숙과 숙성의 향으로 그리고 사라짐의 향기로 생을 마감한다.


자연은 늘 우리의 삶을 비쳐주고 삶의 가치를 가르쳐준다.


자연의 품 속에 사는 우리도 서서히 자연이 되어 자연의 품으로 되돌아간다. 자연을 이해하면 삶의 사계를 이해할 수 있다.


나뭇잎들은 이 얼마나 아름답게 나이들어 가는가!그들의 마지막 날이 빛과 색으로 이 얼마나 충만한가!<존 버로우스, 자연주의 수필가>


가을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우리들을 가을에 물들게 한다. 높고 푸른 하늘과 흰 뭉게구름은 우리에게 '삶은 이렇게 흘러간다' 고 우리에게 속삭여 준다.


삶은 이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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