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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영 Feb 21. 2022

제안서의 특별함 = 제안한 사람의 진정성

상 받고 시작하는 사업 '아이디어 제안서' 작성 (3)

상 받고 시작하는 사업 '아이디어 제안서' 작성

(이 글은 아이디어 공모전&사업 공모전에서 써먹는 제안서 작성하는 법과 관련된 글입니다.)


이번 편은 브랜딩의 아주 기본적인 부분과 관련지어 내용을 담았습니다.



목차대로 업데이트됩니다.







[목차]

1. 내 아이디어 잘 먹히게 제안서 구조 짜기(링크)

2. 어떻게 해야 내 아이디어를 궁금해할까?(링크)

3. 내 아이디어가 특별하게 보이는 마법 (현재 글)

4. 2만 개 넘는 아이디어에서 인상 남기기(링크)

5. 디자이너니까 가능한 제안서 200% 업그레이드(링크)

6. 내 기획서에 바로 적용 가능한 꿀팁 N가지 (링크)

7. 여기저기 다양하게 써먹기(링크)







똑같은 얘기를 해도 돋보이는 사람이 있고 시큰둥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내용이 완전히 같아도 그 내용을 누가 낭독하느냐에 따라서 힘이 달라지기도 한다. 주목받는 정도가 다른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말하는 사람에게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편은 '내 아이디어가 특별하게 보이는 마법'에 관한 내용이다. 내 제안서를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은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나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게 나중에 브랜딩의 뿌리가 된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나는 스타트업 지원 에이전시에 다녔던 경험이 있다. 수년간 수백 개의 브랜드를 직간접적으로 만나왔다. 회사소개서나 IR자료, 아이디어 제안서까지 각종 PPT를 접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아, 이건 될 것 같은 아이디어!'라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 제안서가 어떤 건지 어렴풋이 알게 됐다. '이건 붙을 것 같다!'라는 예감이 생긴 것이다. 한 번에 수십 개 정도씩 아이디어를 보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들이 적어도 하나씩은 꼭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살펴보면 '제안자의 진정성'이었다.






여기서 말하는 진정성은
말하는 제안자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이 글을 보고 계신 분들은 아마 아이디어 제안서를 쓰고 있거나, 작은 브랜드를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계실 것이다. 혹은 작은 브랜드를 이미 운영 중이실 수도 있다. 생각해보자. 우리가 당장 삼성이나 애플처럼 근사하고 있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진행할 수 있을까? '우리도 애플처럼 하자!'라고 외쳐도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는, 애플처럼 하는 데에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드는 데에 있다. 즉, 당장 실행하지 못하는 데에 있다.


여기서는 대기업들의 프로모션 사례나 지구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대한 브랜드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는다. 작더라도 바로 쓸 수 있는 제안서 브랜딩 방법을 얘기하려고 한다. 나중에 그 회사의 뿌리가 될 수 있는 팁이기도 하다. 자, 그럼 바로 시작해보자.







먼저 얘기할 것이 하나 있다.


제안서의 주체가 회사가 될 수도 있고, 대표 나 개인이 될 수도 있다.


제안서의 신뢰도를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바로 대표가 곧 회사가 되는 것이다. 회사를 내가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대표가 곧 회사가 된다. 작은 브랜드, 1인 기업, 소상공인 등 이 글을 읽는 본인이 바로 브랜드 그 자체다. 대표의 능력이 브랜드가 가진 능력이나 다를 바 없고, 대표의 네트워크가 곧 브랜드의 네트워크가 된다.


브랜드를 나 바깥에 있는 어떤 근사한 것, 나를 치장해줄 수 있는 무언가, 내가 전하려는 낭만적인 메시지로 상상하지 말자는 뜻이다. 그냥 내가 곧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 내 성향, 내가 살아오고 경험해온 것들, 축적해온 시간들을 바탕으로 브랜드가 만들어진다.


어떤 분들은 브랜드를 새롭게 단장해서, 나와 전혀 다른 것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을 깊이 존중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도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정말 많은 분들을 봐왔다. 브랜드 콘텐츠를 만들어낼 때 금방 지치게 되는 분들이 특히나 많았다. 내가 아닌 누군가를 연기하는 것은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특히나 작게 시작하는 분들, 팀원이 굉장히 적거나 없는 경우에는 더 그렇다. 객관적인 중심을 잡아줄 만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잊지 말자. 대표(제안자) = 회사.







반면, 나를 곧 브랜드로 생각하면 브랜드를 길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해야 사람들로부터 진정성을 얻을 수 있다. N 년 간 쌓아온 나, 그리고 내 주변의 많은 것들을 멋있게 써먹자.


이제 브랜드, 즉 나의 신뢰도를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 신뢰도는 말하는 제안자의 진정성에서 나온다. '이 아이디어에 힘을 보태면 진짜로 실행할 것 같아!' 라던지, '이 사람의 문제는 나도 공감이 가서 도와주고 싶어.' 라던지, '공모의 취지에 알맞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왔다.' 라던지, 이런 감정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다. 같은 아이디어를 얘기해도, 누구 입에서 나오느냐에 따라서 반응이 달라지는 것처럼, 제안자의 진정성을 잘 나타낼 수 있도록 작성해 줘야 한다.


내가 겪었던 경험과 쌓아온 지식

크게 2가지 갈래로 나눠서 생각해볼 수 있다. 내가 겪었던 경험과 지식이다. 경험과 지식 파트 모두 완벽해야 된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이 중에서 가장 진정성 있고 깊이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을 강조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너무 추상적이라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다. 몇 가지 예시를 가지고 왔다.





1. 경험(아이디어 동기)




(1) 나 혹은 주변 사람이 문제를 경험했다.(문제 관련도)

내 아이디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을 것이다. 이 문제를 내가 직접 겪었거나 주변 사람이 문제를 겪어서 그 모습을 지켜본 경우에 해당한다. 앞선 글에서 설명한 제안자와 대상자가 겹치는 것을 말한다.



이 글에서 아래와 같은 그림을 통해서 설명했었다. 왜 '내'가 이 제안을 하게 되었는지, '내'가 이 제안을 하는 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말해주는 것이다. 제안서에 진정성을 담게 만들어준다.



아이디어 대상자가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이 된다. 말하는 제안자와 문제의 관련도가 높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강하다고 느껴지게 만든다. 너무 당연한 말이다.

잠깐만 생각해봐도 아이의 피부 트러블 때문에 화장품 사업을 시작하게 된 아빠 이야기, 한 아이의 엄마로서 아기를 안기 무거워져서 만들게 된 기능성 포대기 등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본인에게, 또는 주변 사람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면서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든 브랜드 스토리가 많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에 사람들은 박수를 보낸다.

내가 만약에 한 번도 가본 적도, 문화를 접해본 적도 없는 어떤 나라에 가서 신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한다면 어떨까? 아마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여길 것이다. 새로움에 혹할 순 있지만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만큼 끈기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내가 해결하려고 하는 그 문제, '왜' 해결하려고 하는지 생각해보자. 근본적인 연결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사람은 자신과 '아무런' 관련 없는 것을 떠올릴 수 없으니까. 그 연결점을 찾아서 강조해보자. (아래에 다른 갈래들을 소개해놨지만 이 내용이 가장 확실하게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2) 내가 새로운 경험을 접했다.(비전)

내가 어떤 이유로 새로운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새로운 것은 아이디어가 될 수도,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때, 이 경험이 왜 값지게 느껴졌는지도 같이 써주면 좋다. 어디서 무엇을 접했고, 접한 것에서 정확히 어떤 점이 좋았는지. 그리고 이 아이디어를 통해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과정을 정리해서 보여주자. 사람들에게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정리해서 보여주는 것이다.



(3) 비슷한 일을 했는데 성공적으로 해낸 경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수행해낸 성공적인 경험을 쓰는 것이다. 내가 디자인 작업물을 공공시설에 실제로 설치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그 아이디어와 비슷한 작업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제안자, 회사의 수행 능력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내가 했던 작은 행동이 지렛대가 되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는 힘이 되어줄 것이다.



(4) 내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에 적절한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것이다. 이 네트워크는 보통 협력업체라는 뭔가 있어 보이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굳이 그렇게 쓸 필요는 없다. 내가 어떤 사람들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리고 그 사람들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적는 것이다.






2. 지식(아이디어 실현 가능성)



(1) 내가 지금까지 공부해온 지식(전문성)

내가 해당 분야에 전문 지식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에 관한 내용을 적는 것이다. 학과 전공이 될 수도 있고, 취미로 해왔던 활동, 동호회 같은 게 될 수도 있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리고 얼마나 깊이 지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오랫동안 학계에서 연구를 거듭해온 박사 연구진이 새로운 제품을 런칭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이런 경우 어떤식으로 브랜드 컨셉이 정해지는지도 알 것이다. 흰색 가운을 입은 사람들, 깨끗한 연구소 등이 자연스레 상상이 간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의 전문성이 나의 가장 큰 무기가 된다면 나중에 위 내용처럼 브랜딩을 진행할 수도 있는 것이다.



(2) 실무에 관한 내용(수행 능력)

내가 아이디어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공예품에 관한 내용이라면 실제로 그 공예품을 만들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등이 될 것이다. 내가 찾아놓은 방법을 구체적으로 적어놓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내용은 제안서 뒷부분의 실행계획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뒷부분에서 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자.








마치면서

지금까지 제안서 안에 제안자인 나를 등장시켜서 진정성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봤다. 이 사람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임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앞서 얘기했지만 이 방법 모두를 넣을 필욘 없다. 그러면 제안서가 비대해 보일 뿐만 아니라 본질인 아이디어가 묻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제안서를 모두 작성한 후, 여기서 가장 본인에게 잘 와닿는 방식으로 브랜드를 짜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 큰 울림을 주는 브랜딩을 할 수 있게 된다. 사람을 담고 있기 때문에. 나는 이게 브랜딩의 뿌리라고 생각한다.





우리 공허한 비전을 외치지 맙시다.




오래전에 읽은 어떤 소설에서 정말 좋아하는 구절이 있다.(어떤 책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1명의 분노가 10명의 정의보다 더 힘이 세다는 내용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본인에게 닥친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 일을 해결하려고 할 때 가장 열정적이다.


수많은 제안서를 보며 알게 된 점이 있다. 다른 사람에 와닿는 제안서의 본질은, 구호만 남는 멋진 슬로건이 아니라, 단 1명의 바람이라는 점이다.






plan_toast@naver.com


참고한 책

1.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 조나 버거

2. 스타트업 3개월 뒤 당신이 기필코 묻게 될 299가지, 게리 바이너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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