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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딱일도만 Feb 28. 2024

가끔은 먹먹하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이혼의 상처가 나아가는 과정

오랜만에 글을 쓴다.


내 마음을 제대로 설명해줄

알맞은 문장과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발행하지 않고 저장된 미완성 그들이 많다.


그렇지만

그래도 조금씩 늘어가는 구독자수에

몇몇 글의 조회수가 올라가는 걸 보면서

이혼의 상처가 어떻게 치유되는 중인지

말해주고 싶었다.


얼마전 유퀴즈에

박은주 변호사님이 나온걸 봤다.

이혼 할 때 이런저런 내용을 검색했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상간녀 소송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내게 유리한 방법은 무엇인지

어떤 판결들이 요새 나오는지

속시원하게 잘 이야기 해주셔서

조정이혼때

의뢰를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내가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

글을 쓰는게

한 명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을 듯 하여 글을 다시 쓴다.



나는 2023년 11월 말 이혼이 확정되었고

살고 있던 집은 전 배우자에게 넘기고

현금정산을 받고 이혼을 했다.

친정과 합가하며

짐은 모두 친정에 두고

하던 일을 모두 그만 둔 후

약 5개월 정도 연수 겸 여행중이다.


한국에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싶지 않았고

이혼이 부끄럽지는 않았지만

설날에 가족들을 만나 이혼이야기를 하는게

아직은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아예 나의 삶을 설명할 필요가 없는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


나는 상간녀소송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전배우자에게 위자료

3500만원을 받기로 했다.

(결혼기간과 배우자 외도 수준으로 받는 평균적인 위자료 금액보다는 그래도 조금 높은 편)

어떤이는 돈보다는 응징을 선택하겠지만

나는 그냥

시간도

감정 소비도 절약하고

내 미래에 투자하는 쪽으로 선택했다.


문화도 다르고

음식도 다르고

한글이 보이지 않고

익숙하지 않은

그런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한달 반 정도는

혼자 여행자처럼 생활을 했고

두달 반은

전공분야를 더욱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숙학교를 들어와 생활중이다.





매일매일이 행복에 겨워

내가 겪었던 고단했던 이혼의 과정과 상처가

말끔하게 지워진것은 아니다.


가끔 나도 모르게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을 때도 있고

MRS와 MS 를 선택해서 써야하는 종이를 받으면 당황스럽고

조금이라도 친해진 외국인 친구들과

한국에서의 삶을 이야기 할 때도

막막할 때가 있긴 하다.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이혼을 한 첫번째 달보다는 둘번째 달이

둘번째 달보다는 셋째 달이 될 수록

가슴이 먹먹해지는 횟수도 줄고

덤덤하게 받아드려지는 듯 하다.


시간은 약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 질꺼야.

이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괜찮아 질 수 있는 이유에는

그래도 나만의 노력이 있다.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나를 칭찬한다.


핑클의 캠핑클럽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효리님이 했던 말중에

배우자 이상순님과 함께 의자를 만드는데

배우자가 보이지 않는 곳까지 꼼꼼하게 사포질을 하여

누가 본다고 안보이는 곳까지 열심히 하냐고 물었더니

'내가 알잖아' 라고 대답했다는 부분이 있다.

내가 내 자신이 기특해보이는 순간이 많은 수록 자존감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아침마다 명상 전 마음속으로 외친다.


'내가 알잖아'




내가 있는

기숙 학교는


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왔지만

비슷한 관심사를 갖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종교도

식습관도

생활패턴도 다르지만


서로를 존중해주며

자신만의 하루를 멋지게 보낸다.


6시간 꽉찬 수업시간을 보내면

방으로 돌아와

복습 및 정리를 스스로 한다.

어떤 날은

외국친구들과 모여

자발적 보충학습을 밤늦게까지 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배우고 싶었던 걸

깨닫게 되면서 오는 감동과 재미가 있다.


그런 내가 좋다.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가는걸

내가 안다.



그까짓 이혼 했다고

인생에 대해

훈수를 두거나 조언을 할 생각은 없다.

그냥 나는 이렇게 나아지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걸 적어보고

내가 해보고 싶던걸 해보면서

나와 조금 더 친해지기 위해

나를 조금 더 알아가기 위해


그런 시간들로 하루를 지내니

가끔은 먹먹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괜찮다.




Play list



다른 문을 열어 따라 갈 필요는 없어

넌 너의 길로 난 나의 길로

하루하루마다 색이 달라진 느낌

밝게 빛이 나는 길을 찾아

I'm on my way 넌 그냥 믿으면 돼

I'm on my way 보이는 그대로야


I'll be far away

That's my Life is 아름다운 갤럭시

Be a writer, 장르로는 판타지

내일 내게 열리는 건 big big 스테이지

So that is who I am

IVE - I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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