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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딱일도만
Jul 19. 2024
하루도 잊은 적 없다.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그놈에 대한 수 만 가지의 마음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해외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지 두 달이 되어간다.
이혼 후
혼자 지내는 것보다는 부모님과 합가를 하는 게 좋을 듯하여
조금 더 큰 집으로 이사 후 출국을 했었다.
한국에 돌아온 후 한 달 정도는 새로운 집과 동네에 적응하느라
계속 여행하는 기분으로 지냈다.
감사하게도 작년에 강의를 했던 곳에서
올해도 강의를 해달라 연락을 주셔서
백수라기보다는
프리랜서 강사라는 직업적 명분(?)이 생겨
경제적 불안함은 잠시 덜었다.
하지만
내가 하던 모든 것들을 그만둔 상태로 떠났기 때문에
처음부터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떠날 때는
최저시급을 받더라도
월 200만 원 벌 곳은 어디든 있다며
이혼으로 인한
고단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러나
한국에 돌아올 때쯤 되니까
매달 나가야 하는 고정비에 대한 걱정과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다시 시작하고
돈을 더 잘 벌 수 있을까 라는
현실적인 질문과 고민을 하게 되었다.
솔직히
그 자식보다 경제적으로
더 잘 살고
싶은
바람이 있다.
더 멋지고 잘난 사람이 되어
그놈이 헌신짝처럼 버린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던 존재였는지
뼈저리게 후회했으면 좋겠다.
깨달음을 얻어
'너는 너, 나는 나' 처럼
이제 전남편과 내 삶을
별개로 여기며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으면
정말 좋겠지만
아직 그 수준까지 되려면
더 많은 수련이 필요할 것 같다.;
이런 생각들로 일상을 지내다 보니
사실 하루도 빠짐없이
전남편을
이혼을
되뇌게 된다.
정말 하루도 잊고 지낸 적이 없다.
그러나
또 이러
다가도
이혼을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야
물론 그놈의 외도였지만
그전에 이미
우리의 결혼 생활은
끝나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결혼이라는
울타리
안에만
같이
있을 뿐
서로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너무 다르고
관심 있는 것도 생활패턴도 모두 달라
같이 공유하고 즐기던 것들이
하나도 없었다.
장항준 감독의 인터뷰 내용 중
부부는 중요한 것들이 같아야 하는 관계
라며
부부가 웃는 포인트가 같으면 일상이 즐겁고,
울거나 분노하는 포인트가 같다는 건
세계관과 이데올로기가
같은 궤
에 있다는 것이라며
부부는 결이 같아야 한다라고 했는데
그 어느 하나
전남편과 나는
맞아떨어지는 게 없었다.
연애할 때는
그 차이가 1도 정도인 줄 알았는데
세월이 지나니
차이는 좁힐 수 없을 정도로 커져있었다.
그러나 이건 누구의 잘잘못이 아니지 않나.
그냥 차이일 뿐이지.
또한
부부의 관계가
뜨겁진
않아도
따뜻함이라도 있어야 하는 건데
따뜻함 조차 느끼지 못한 지
너무 오래되었음을
이미 알고 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놈이
미웠다가도
이해는 되고
괘씸하다가도
안쓰럽기도 하고
한심하다가도
불쌍하다.
확실히 한국에 돌아와 일상을 지내니
그동안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어
전남편과 이혼, 결혼생활이 매일 같이 떠오른다.
그러면서
하나로 정의되지 않는
그 자식에 대한 마음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렇다고 일부러 생각을 잘라내지는 않는다.
완벽하게 잊은 것도
용서한 것도 이해한
것도 아니지만
괴롭지는 않다.
그냥 그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
언젠가 나도 모르는 사이
흘려보내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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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당신이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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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에 지나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는 평생
흐르는 강물을 붙잡으며 살아갈 거예요
이해할 수 없는 그대
그대도 나를 절대 이해할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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