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하는 모닝리추얼
솔직히...아이를 낳고 난 일상에 대한 고민(?) 혹은 예상된 일을 미리 그려본 적은 없었다. 어찌 됐든, ‘난 잘 해낼 거야.. ‘라는 다짐을 수없이 했으니.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단, ‘내가 감수할 몫이라면 할 수 있는 거야’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라.. 막상 아이를 낳고 난 후 일상은 나의 예상과 다르게 너무나 정신없고... (저녁 차려주고, 목욕시켜야 하고, 같이 놀아줘야 하고.. 간단한 청소 혹은 설거지를.. 아기 옷 빨래하고, 어린이집 알림장 일기를 써야 하고... 재워야 하고) 괄호 속의 이 많은 일거리를 저녁 6시 반부터 10시 반까지 온전히 4시간 동안 해내야만.. 한다. 생존게임처럼... 내 저녁상과 잠시 멍 때리는 시간은 없다..
이처럼 매일 쏟아지는 과제에 9시 출근해서 6시 퇴근 혹은 간혹 7시 넘어 퇴근하면 나도 쉬고 싶은데, 배고픈데.. 나를 챙겨주는 사람 없이 신데렐라 또는 콩쥐처럼 열심히 육아를 해야 한다. 융통성 있게 오늘 안 하면 내일로 잠시 미룰 수 있는 회사 업무와 집안일과는 차원이 다르다. 오늘 안에는 꼭 끝내야만 하는 일인데.. 가끔씩 내가 왜 이 짓을 하나.. 싶기도 하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하는 게 억울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감정을 다 느끼며 그래도 매일 해내는 나를 보면... 대견하다가도 결국엔 아이가 주는 무한한 행복이 이 일상을 지탱해주는 것 같다..
아이를 낳아서 예상치 못할 정도로 힘들지만.. 그 예상치 못함을 뛰어버릴 정도로 너무나 행복하고 기쁘고 사랑이 넘치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감사할 정도로. 이젠 홀로 즐기는 저녁의 삶보단, 내 일상을 언제든 공유하는 존재가 세상에 한 명 더 있다는 게.. 감사하다... 일하는 모든 부모님을 진심, 존경합니다.. 열심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도 진정!!! 존경합니다. 아이는 그냥 크는 게 아니었어요. 결국 사랑과 주양육자의 보살핌으로 다시 태어나는 거예요. 저도 그런 시간이 쌓여 성인이 되었고, 지호도 그런 시간이 지나면 어른이 되어있겠죠.
일하는 도중 잠시 화장실에 들러 비친 내 모습을 볼 때면 안쓰럽지만... 그래도 퇴근해서 하원 할 때 아이가 내게 안기는 모습.. 아침에 일어나서 해맑은 기운을 줄 때면 세상 무엇보다 더 큰 선물을 받는 거 같다. 청소기를 돌리거나 걸레질을 할 때 나를 따라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아이를 볼 때면, 혹은 내가 리추얼 하는 시간에 나와 함께 펜과 스케치북을 들고 옆에 앉아서 그림 그리는 아이를 볼 때면.. 혼자 리추얼을 할 때보다 더 큰 에너지를 얻는다. 행복은 늘 가까이에 내 안에 있었다. 리추얼 하는 시간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