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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kjudan Oct 14. 2024

1. (2) 첫 살인

1. (2) 첫 살인

소피아의 할아버지는 언제나 가문의 명예가 최우선이었다. 그의 가문은 수십 년간 재계 정점에 서 있었고, 그의 손안에 모든 것을 쥐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그조차 예측할 수 없었다. 그의 손녀, 소피아가 그녀의 어머니를 죽였다.
 할아버지는 소피아의 무표정한 얼굴을 마주했다. 눈앞의 소녀는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는 듯했다. 그녀의 손에 묻은 피, 그 피가 바로 그의 딸이자 소피아의 어머니라는 사실이 더없이 끔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의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손녀가 어머니를 죽였다는 사실이 밖으로 새어나간다면, 가문은 물론, 자신이 평생 일궈온 모든 것이 순식간에 무너질 것이었다. 그는 이미 손녀의 죄를 감싸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 "

할아버지는 그렇게 자주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는 소피아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이 일은 세상에 알려져선 안 된다. 내가 책임질 테니, 넌 아무 말도 하지 마라."

 소피아는 할아버지를 잠시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것 같았다. 마치 자신이 저지른 일이 그저 우연한 사고에 불과하다는 듯.

소피아의 할아버지는 그의 최고의 변호사, 그리고 언론사 오너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간단히 명령했다.

 "이 사건을 처리하라. 말끔히."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었다. 돈이 충분히 들어가면 그 어떤 진실도 감춰질 수 있었다. 경찰서장부터 판사까지, 이미 오래전부터 그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다.

 그의 권력으로 사건을 덮는 것이 가능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가문 내부에서 균열이 생기는 것이었다. '누군가 이 사건을 알고 있는 걸까?' 그는 주위를 경계하며 점점 의심이 많아졌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소피아는 할아버지의 행동이 납득이 가지 않았다. 다만 본인에게 이득이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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