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 ( 老 利 ) 마당
’ 우리에게 남겨진 날 중 가장 젊은 날인 오늘! 오늘을 더욱 기쁘고 깊게 즐길 수 있도록 ‘나다움’에 다가가는 다양한 활동 및 체험‘ 이란 서브타이틀로 색깔이 선명한 시니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었다.
유난히 더웠던 올 7월 초 도서관 근무로 분주한 오전이었다. 어디서 본 듯한 중년의 세 여자가 느릿느릿 도서관을 거닐며 흘금흘금 나를 보는 것이 느껴졌다. 나를 쳐다보는 눈을 향해 웃음 지으며 다가갔다.
“어떤 책을 찾으시나요?
”아! 전 이 도서관 독서동아리 회원, 000이에요 “
”아하, 어쩐지 익숙한 분이라 생각되었어요 “.
이런저런 얘기 중 오늘 도서관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관내 시니어들의 건강한 활동을 유도하기 위하여 보건소에 특별히 채용된 지역 활동가들이었다. 시니어들의 욕구를 알아내고 이를 위한 프로그램과 실행하기 위한 장소를 찾고 있다고 했다.
”당연히 도서관이죠! “ 맞장구를 치니 아주 좋아했다.
7월 11일부터 정식으로 기획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주로 전화로, 카카오톡으로, 주 1회는 직접 만나서 프로그램에 필요한 사항들의 의논했다. 지역 활동가들이 집집이 방문하여 발굴 한 시니어 8분을 대상으로 도서관의 일정에 맞춰 매주 수요일 오후 약 90분간 5개 다른 프로그램을 각 2회씩 하기로 했다.
프로그램은 시니어의 다양한 요구와 관심사를 반영하여 예술, 문화, 교육 등으로 그들의 삶에 새로운 활력과 즐거움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시니어의 경험과 지혜를 존중하며, 새로운 일들을 경험하고 즐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는 기본적으로 4가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1. 참여자: 참여자 모으기가 쉽지 않다.
2. 일정 : 참여자, 강사, 도서관의 일정 조율이 필요하다.
3. 예산 : 늘 부족하다.
4. 강사 : 참여자에게 맞는 강사를 선정하기 까다롭다.
작은도서관은 팍팍한 예산으로 이런 갑작스러운 프로그램 기획은 진행하기 쉽지 않다. 너무나 다행히 (?) 사람 책에 참여했던 변호사가, 다른 프로그램 강사 몇 분이 재능기부로 강사료를 받지 않겠다 하여 그 금액을 ’노리마당‘에 전용하기로 했다.
나는 나름 임파워먼트가 좀 있는 사람이라 자부한다. 바탕엔 신뢰와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는 임파워먼트가 특별히 필요 없었다. 오랜만에 서브로서 크게 만족했다.
시니어 프로그램 추진 과정에 함께 한 지역 활동가들의 열정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감탄스러울 정도였다. 그들의 아이디어대로 그대로 했다. 나는 가벼운 추임새만 했을 뿐이다.
드디어 시작된 10월 둘째 주 수요일 첫날, 두 명이 늘어난 참여자는 10명이었다. ’너무나 기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는 발언으로 3개월간의 노고가 다 풀리는 듯했다.
‘노리마당’에 참여한 시니어들이 즐겁게 지내기를, 희망과 기쁨을 주고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를, 새로운 여정에 함께하는 서로를 존중하고 격려하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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