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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식빵 Mar 02. 2023

아리어록 1

지구 뿌시는 귀여운 표현들에 대한 기록

상황 1.

영구치는 이미 올라온 지 몇 달째인데 1도 흔들리지 않는 유치를 뽑으러 치과에 세 번째 가던 중.


"엄마~ 어린아이들의 빠진 이가 '전설의 방어 아이템'이래."

"응???? 하하하~ 뭐야 그게. 어디서 읽었어?"

"<레너드 탐정>에서!"

"그럼 우리집에 전설의 방어 아이템이 두 개나 있는 거네 이제? 그걸로 뭘 방어할 수 있는데???"

"모든 걸 다! 집에 도둑이 들거나 나쁜 일이 있거나 할 때 무찌를 수 있어!"

"우와~ 그 표현 너무너무 귀엽다~ 그 책 쓴 작가님 상상력이 너무 귀엽고 멋지고, 지금 그걸 기억해내서 엄마아빠한테 알려준 아리도 너무 멋져! 이 뽑는 건 무섭지만 별 거 아니잖아? 무려 전설의 방어 아이템이 생기는데!"

완젼소듕한 '전설의방어아이템' 보관함^ ^


상황 2.

색종이 등등으로 뭔가를 만들고 있는 아이. 나는 주방에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으앙~! ㅠㅠ 엄마아~!!! 아파 아파!"

"왜에~!!?"

"깨물었어!!"

"잉? 뭐가?"

"딱풀뚜껑이 내 손가락을 깨물었어."

"아휴ㅋㅋㅋㅋ '뭐가' 깨물었는지부터 말해야지. ㅋㅋㅋ 그 표현 너무너무 귀엽다. 일루 와 내시키. 우쮸쮸쮸~"

(뽀뽀공격이 이어짐)



상황 3.

작년 여름에 학교 창의과학 시간에 받아온 장수풍뎅이 유충이 아직도 우리집에 살고 있다.. 같은 반 다른 친구들 유충은 진작에 번데기가 되 이미 장수풍뎅이가 되거나 애시당초 콱 죽어버린 상황(제일 많음). 솔직히 너무나 통통하고 크고 징그러워서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고...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나쁜 생각도 많이 했는데..... 유충을 보고 나온 아이가 외쳤다.


"엄마! '장수'(아이가 지어준 이름) 아직 안 죽었어!!

내가 방금 봤는데 장수가 윗몸일으키기를 하고 있었어! 이것 봐!"

(직접 누워서 윗몸일으키기 하는 시범을 보여준다. 굳이. 상상되게스리...)

"헐~~ ㅋㅋㅋ 으악 상상되잖아 그만해!! 그런데 윗몸일으키기라니 ㅋㅋㅋ 너무 적절한 표현인데?

우리 딸은 어쩜 그렇게 귀여운 표현을 쓰는 거야?

마가 작가라서 그런가??"

()

(눈에서 꿀 뚝뚝...)

일단. 밤에 몰래 꽃삽 들고 아파트 화단에 내려가 방생(혹은 생매장)하려던 계획은 잠시... 잠시.. 미뤄둔다..

아직 포기하진 않았...........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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