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INFJ일기ㅡ 박식빵일상에세이
실행
신고
라이킷
24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박식빵
Oct 31. 2023
엄마 입장에선 젊어지면 더 좋은 거 아냐?-아리어록4
은행나무를 보다가
오랜만에 둘이 카페에 앉았는데
,
격자무늬 창밖으로 가을이 흘러가고 있었다.
왼쪽 나무도 분명 은행나무 같은데
...
채 20미터도 안 떨어진
오른쪽에
이
미 온통 노래진 나무의 시간과
그
의 시간은
너무 다르게 흘러가
는 것이
신기했다.
나 : 아리야, 쟤도 은행나무 같은데, 오른쪽 애랑 너무 다르다 그치~ 오른쪽에 햇볕이 더 많이
드나 봐~
아리 : 음~ 그런가?
나 : 참 신기하네
.
바로 옆인데 저렇게나 차이 나다니. 아리는 어떤 게 좋은 것 같아?
아리 : 음~ 여름이랑 가을 말이야?
(초록 은행나무는 아직 여름을 보내고 있고, 노래진 은행나무는 먼저 가을을 맞았다
고
생각한
듯)
나 :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 근데 엄마가 물어본 건, 남들보다 먼저 노래지는 것과, 남들보다
천천히 노래지는 것 중
어떤 게 낫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거야.
아리: 아~~ 근데~ 엄마는 초록이 더 좋은 거 아냐? 더 젊어지잖아~~~ ㅋㅋㅋㅋㅋ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생각한 거냐?
아리 : 엉. 엄마 입장에선
젊어지면
더
좋은 거 아냐? ㅋㅋㅋㅋㅋ
나 : (남들보다 먼저 전성기를 누리고
빨리
지느냐, 좀 느리더라도 천천히 자신의 속도를 지키느냐... 뭐 이딴 것에 대해서 딸과 약간은 심도 깊은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것인데...... 한방
먹어버렸다.)
야 이것아! 너는 뭐 평생 젊을 줄 아느냐?!!? 나도 너처럼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있기만 해도 예쁘던 시절이 있었단다. 이것아
!!
(안듣고있다..)
믿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정말
정말
이란다.
아
마침내
완연한,
찰나의,
가을이구나.
흩뿌려진 안개처럼 소리도 없이 사라져 버린 나의 초록은 내 눈앞에서 새롭게,
연둣빛으로
자라고 있다.
keyword
은행나무
가을
에세이
박식빵
소속
직업
출간작가
이혼하고 싶어질 때마다 보는 책
저자
쓸 수밖에 없을 때, 그리고 쓰며 즐거울 때 씁니다.
구독자
693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머리론 안좋아하는데 몸은 좋아할수 있어?-아리어록3
오래되지 않은 과거
매거진의 다음글
취소
완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검색
댓글여부
댓글 쓰기 허용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