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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코더 Feb 17. 2022

직장을 다니면서 작가의 삶에 도전하는 것이 좋을까?

도전하는 사람들은 직장을 병행했을까?


도전하는 사람들은 직장을 병행했을까?

존 레전드(John Legend), 스티븐 킹(Stephen King), 피에르 오미디야르(Pierre Morad Omidyar)


피에르 오미디야르(Pierre Morad Omidyar)는 취미 삼아 이베이(eBay)를 창업했습니다. 심지어 창업 후에도 9달 동안 계속 프로그래머로 일하면서 현업을 유지했고, 온라인 시장에서 얻은 수익이 월급보다 많아지자 그때서야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래미상을 수상한 존 레전드(John Legend)는 2000년 첫 앨범을 내어 데뷔했지만, 2002년까지 경영컨설턴트로 일하면서 낮에는 파워 포인트를, 저녁에는 작곡을 하고 주말에는 공연을 하였습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들 중 한 명으로 장르문학 거장들의 계보를 잇는 스티븐 킹(Stephen King)은 첫 작품을 쓰고 난 뒤에도 교사, 건물 관리인, 주유소 직원으로 7년 동안 일했고 소설 캐리(Carrie)가 출간되고 1년이 지나서야 전업 작가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 전에 본업을 유지하는 습성은 성공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안전한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점이 듭니다. 일주일 5번 혹은 6번 하루에 8시간 많으면 12시간 직장을 다니면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와 집중력을 소비해버리는 건 아닐까?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라는 의문점이 듭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토빈(James Tobin)' 예일대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았는데 그 바구니가 땅에 떨어지면 계란이 모두 다 깨지게 되므로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 여러 자산에 '분산 투자'를 해야 안전하다는 뜻입니다. 이 격언은 주식 투자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서도 적용되는 격언입니다. 도전도 이렇게 안전하게 다뤄야 하는 건 아닐까? 생각을 하던 중 '애덤 그랜트(Adam Grant)'는『오리지널스』를 통해 이렇게 충고합니다. 


"한 분야에서 안정감을 확보하면, 다른 분야에서는 자유롭게 독창성을 발휘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경제적으로 안정되면, 어설프게 쓴 책을 내거나 조잡하게 만든 예술품을 판다는 중압감이나, 아무도 시도해본 적 없는 사업을 시작한다는 중압감을 벗어날 수 있다."  -『오리지널스』中 -




개발자 치고 글을 잘 쓰네요?


"개발자 치고 글을 잘 쓰네요?" 


브런치를 운영하고, 책을 내면서 들었던 칭찬 중 한마디입니다. 출판사에 방문하면 에디터님들이 항상 하시는 말씀은 "개발자 중에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라고 말합니다. 본업이 있는 그것도 개발자라는 직장을 가지고 있는 작가가 가질 수 있는 무기가 되었습니다.  글쓰기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개발자'라는 직업은 굉장히 바쁜 사람입니다. 하루는 밤샘 야근을 하는 날 그날의 코드량을 전부 계산해보니 워드 글자 크기 11포인트 분량으로 1,231줄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루 동안 이상한 영문자 언어를 쓰고 집에 돌아오면 글은커녕 컴퓨터도 켜고 싶지 않은 날이 더 많았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출판사를 통한 다양한 협업들이 들어오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전업작가로 데뷔할까?" 하지만 앞서 다룬 내용처럼 성공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본업에 충실하면서 생겨나는 자금적 여유와 안정감들이 무기가 되었던 것처럼 저도 역시 직장이 주는 재정적인 안정감과 그리고 나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출판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진 개발자라는 직업은 사실 글을 방해하는 것이 아닌 부족하고 게으른 글쓰기를 보호하는 무기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작가에 도전하는 것이 좋을까?


직장을 다니면서 글을 쓴다는 건 '손해'나 '약점'이 아니라 '이득'과 '강점'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브런치에 자유롭게 글을 쓰는 대부분의 작가들은 글쓰기를 배우지 않는 순수한 아마추어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글을 써 내려갈 수 있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나의 전문성과 글쓰기를 엮어서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키기 작가들도 많이 목격하곤 했습니다.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은 참 위태 위태합니다. 직장을 그만두지 못하는 비겁한 변명 뒤에 숨어 글을 쓰는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꿈도 하나의 분산투자라고 생각하면서 차근차근 밟아 나가는 건 어떨까? 생각합니다. 직장인 작가의 장점은 "안되면 말지 뭐" 정신으로 도전할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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