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찐테크 Nov 26. 2023

집값 하락에 대한 각오


지금 부동산 시장은 엄청난 상승장도, 엄청난 하락장도 아니다. 특히 10월부터는 거래량도 줄었고 매도 호가가 실거래가보다 높게 형성되어서 매수세가 쉽게 붙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집을 산다고 하니 부모님은 집값이 좀 더 떨어지면 사는게 어떻겠냐고 하셨다. 우리 역시 좀 더 지켜보다 사는게 어떨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우리가 내린 결론은 지금 매수하는 것이었다.



하락보다 상승이 더 무서워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집값 하락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고 그에 대한 각오는 되어있다. 다만 집값 하락보다 상승이 더 무서웠기에 집을 사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 몇 달간 상급지가 하락 후 반등하는 것을 보니 집값 하락보다 상승이 더 두려웠다. 8억 후반대에 살 수 있던 집이 금방 9억, 10억, 11억이 되어버렸다. 불과 한달전까지만 해도 9억 중반대에 매물이 있었는데 한달이 지나니 최저 호가가 10억 5천부터 시작하는 단지도 여럿이었다.

 


똑같은 컨디션의 아파트를 1억이나 더 비싸게 주고 사야한다는 것이 속이 쓰렸다. 그렇게 비싼 돈을 지불할 만큼의 가치가 느껴지지도 않았다. 만약 다시 대세하락장이 와서 그 집이 다시 9억, 8억으로 빠질 수도 있지만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락에 배팅해서 집을 살 수 있는데도 사지 않았다가 혹여라도 집값이 상승한다면 그 땐 정말 후회할 것 같았다.


하락에 대한 각오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추후 집값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각오도 어느정도 되어있다.



집을 산다는건 앞으로 집값이 오를거라 판단하고 내린 결정이다. 하지만 반대로 집값이 떨어지는 것도 염두에 두고 매수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물론 매도 전까지는 미실현 손익이니 얼마에 사든 상관없다 싶을 수 있지만 가격이 더 떨어졌을 때 산다면 더 많은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고 이자비용도 덜 나간다. 고점에서 물린다면 꽤나 오랜 시간 마음고생을 해야할 수도 있다.



그래서 더더욱 실거주 가치가 높은 곳으로 골랐다. 투자 목적이라면 손실에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 실거주 만족도가 높은 곳을 산다면 적어도 내가 몇 년간 거주하면서 만족스럽게 살 수 있는 집이니 당장의 집값 하락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단순히 내 눈에만 좋아보이는 집이 아닌, 남들 눈에도 좋아보이는 집으로 고르고 또 골랐다. 하락장에서 하급지는 아무리 집값이 빠져도 더 많이 빠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해서 매수세가 쉽게 붙지 않는다. 2~30%씩 가격을 후려쳐서 팔지 않는 이상 빨리 팔 수가 없다. 하방지지선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상급지는 어느정도 빠지면 그 가격에 사겠다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매수세가 붙는다. 아무리 내가 살기 편하고 좋은 곳이라 하더라도 남들 눈에는 좋아보이지 않는다면 매도할 때 골치가 아파진다.



물론 내가 산 가격보다 집값이 떨어진다면 정말 속이 쓰릴 것이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구매했고 이사를 가기 전보다 주거환경, 직주근접 모든 측면에서 삶의 질이 수직상승하기에 집값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전 02화 전 집 살 생각이 없는데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