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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테크 Dec 03. 2023

취미가 임장입니다


지난 2년 간 내가 꾸준히 즐겨오던 취미 생활 중 하나는 임장이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인생 처음으로 임장을 갔던 단지를 2년이 지난 지금 매수하게 되었다. 부동산 사장님과 이야기하는게 너무나도 두려웠던 부린이가 어쩌다 취미 임장러가 되었을까.



임장은 부동산을 거래하기 전에 직접 방문해서 주변 환경이나 단지 컨디션, 매물 상태 등을 조사하는 것이다. 처음 해보는 입장에선 뭘 봐야 할지, 어딜 가야할지 막막하지만 우리 모두는 '좋은 집, 살고 싶은 집'이 어떤건지 다 알고 있다. 일단 두려움을 떨치고 가보자.



임장 지역 고르기


임장을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임장 갈 지역을 골라야 한다. 첫 임장지는 집 주변 동네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꼭 집 주변이 아니더라도 본인에게 친숙하고 잘 아는 동네를 먼저 가는 것이 좋다. 첫 임장을 투자금에 맞춰서 멀리 갈 이유는 없다. 서울 사는 사람이 투자금에 맞춰서 지방 임장만 간다고 하면 지속하기도 힘들고 기껏 시간을 내고 갔는데 얻는게 별로 없을 수 있다. 특히 지방은 서울수도권과는 부동산 시장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어느정도 정보를 수집하고 공부를 한 후에 가는 것이 좋다.



나도 첫 임장은 집 주변부터 시작했고 그 다음은 내가 살고 있는 구의 다른 지역, 그 다음은 꼭 이사가고 싶은 지역 이런식으로 지역을 넓혀갔다. 처음에는 기왕 온 거 한 번에 다 봐야한다는 생각으로 4~5시간씩 걸어다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물론 한 번에 여러 곳을 보는게 좋긴 하지만 뒤로 갈수록 지치기 때문에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차라리 조금씩 나눠서 여러 번 가는 것이 훨씬 낫다.



임장 전 준비

임장을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최소한 3가지는 먼저 확인하고 가야 한다.


1. 실거래가 확인

임장을 가고자 하는 지역의 최근 실거래가를 먼저 확인하자. 호갱노노, 아실, 네이버 부동산 등에서 실거래가 확인을 할 수 있다. 가보고 싶은 특정 단지의 실거래가만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전반적인 시세를 파악해야 한다.



같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아파트마다 가격이 다를 것이다. 연식이나 세대수에 따른 차이일 수도 있지만 비슷한 연식이라 하더라도 가격 차이가 날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더 비싼 아파트가 역세권이거나 그 지역에서 선호되는 학교로 배정받는 단지이거나 재건축 등 호재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은 호갱노노 이야기를 보면서도 알 수 있고 아파트 이름으로 검색해보면 금방 찾을 수 있다.



2. 호가 확인

다음은 네이버 부동산에서 호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호가와 실거래가가 비슷한 단지도 있을 것이고 호가가 훨씬 더 높은 단지도 있을 것이다. 호가를 볼 때는 저층(1~3층)과 탑층은 제외하고 보자. 저층과 탑층은 원래 저렴하다.



3. 입지 분석

입지 분석이라 하니 거창한 것 같지만 별 것 없다. 그 지역의 교통, 학군, 주변 환경, 호재 등을 체크하는 것이다. 교통은 단지에서 지하철 역까지의 거리와  강남/여의도/광화문 등 주요 직장 지구까지의 거리(대중교통 기준)를 체크하면 된다.



학군은 초중고의 거리와 학업성취도를 확인하면 된다. 네이버 부동산을 보면 배정 초등학교를 알 수 있다. 배정초등학교까지 걸어서 몇 분이 걸리는지 확인하면 되는데 흔히 말하는 '초품아'가 좋다. 특히 초등학교는 길을 건너지 않고 보낼 수 있는 단지의 선호도가 높다. 중고등학교는 거리는 조금 멀어도 상관없지만 학업성취도가 중요하다. 학업성취도는 아실의 '학군' 기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 주변에 마트나 영화관, 백화점 등 선호되는 편의시설이 있는지도 지도로 확인해보자. GTX나 재건축, 리모델링 같은 교통/개발 호재도 검색해보자.



임장 체크리스트


사전 준비를 마쳤다면 이제 진짜 임장을 갈 차례이다. 임장을 갈 때는 반드시 걸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지역이 좀 멀어서 차를 타고 가야한다면 차를 세워둔 후 걸어야 한다. 차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휙 돌면 그 동네가 어떤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반드시 직접 걸어다니면서 동네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주변 환경, 지하철 역까지 체감 거리 등을 확인해보자.



부린이 입장에서는 임장을 할 때 대체 어떤 것들을 봐야할지 참 막막하지만 전혀 어렵지 않다. 집은 우리가 거주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 알 수 있다. 지하철 역에서 가깝고, 주변에 음식점이나 편의점 등 상권이 많고, 유해시설이 없고, 주차장이 넓고, 신축이고, 구축이어도 아파트 단지 관리가 잘 되어 있고, 언덕보단 평지에 있는 아파트가 좋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내가 이 지역에서 실거주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좋은지를 보면 된다. 이 때 관점을 너무 본인에 맞추지 말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보는 것이 좋다. 아이를 키우기 좋은 곳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요소를 많이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동산에 들이대기


정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미리 부동산과 약속을 잡아 실제 매물까지 보고 오는 것이 좋다. 단순히 그 지역이 궁금한거라면 일단 처음은 집 내부까지는 보지 않더라도 주변 환경이나 아파트 단지 내부 정도까지만 봐도 된다.



매물을 보지는 않더라도 부동산은 꼭 들리는 것이 좋다. 부동산에 들려서 요즘 분위기는 어떤지,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릴 생각은 있는지, 주변에 내가 파악하지 못한 호재는 없는지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현장에 나가서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듣는 것만큼 좋은 공부가 없다.



처음에는 부동산 사장님과 이야기하는게 어려울 수 있지만 임장 전에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궁금했던 것들을 여쭤보면 된다. 재건축 추진 단지라면 현재 진행 상황이 어떤지, 갈등은 없는지를 물어봐도 되고, A아파트와 B아파트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봐도 된다. 이렇게 물어보면 인터넷 서칭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정말 귀한 정보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엔 좀 어려워도 여러 번 해보다 보면 새로운 지역을 알아가는 것이 재밌고 점점 두려움이 없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임장을 많이 다녀본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서 나중에 실제로 매수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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